[임형석] 날 버린 곰... 후회할거야
기사입력 1997년 03월 23일 15시 02분
"역시 맞았어！" 돼지꿈을 꾸고 난 뒤 산 복권이 거액에 당첨됐을때의 기분이랄까? `이적 거인' （29）이 롯데의 새 `해결사'로 떠올랐다. 22일 시범경기의 3타수 2안타를 포함, 최근 5차례의 연습경기에서 3할3푼3리（15타수 5안타）의 타율을 기록했다. 한차례를 빼곤 타순도 4번과 5번으로 선발 기용됐다. 실전과 똑같이 연습경기를 치르는 감독의 평소 태도로 미루어 그 신임도를 짐작케 한다. 은 작년 11월25일 OB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타격성적이 뚜렷한 하향세를 보여 이용가치가 없다는 판단에서 였다. 이때 롯데 감독은 그의 입단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93년 26개의 홈런을 때린 기억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93년 이후엔 4년간 11개의 홈런에 그쳤지만 다독거리고 가다듬으면 활용가치가 크다는 판단에서 였다. 김감독의 예상은 호주 전지훈련 중반부터 들어맞기 시작했다. 스윙 스피드나 타구 비거리가 단연 돋보였다. 16일 쌍방울과의 연습경기에선 첫 홈런에 이은 끝내기안타를 터뜨려 또한번 김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방출됐을땐 아무생각도 없었다. 롯데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고 몇년간 괴롭혔던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도 다 나았다. 이젠 해볼만하다." 은 사직구장 근처에 2천500만원짜리 전셋방을 얻어 살고 있다. 고달픈 자취생활의 연속이지만 "살맛 난다"는게 그의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