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점쟁이 예언 '경제 점점 좋아질것'
기사입력 1997년 03월 23일 14시 51분
우수 경칩 다 지나고 이제 춘분도 지났다. 대동강 물도 녹고 풀릴 건 다 풀리며 겨울 잠 자던 개구리, 뱀, 지렁이까지 다 기상을 하는데 아직 깊은 잠에 취해 있는 것이 있다. 갱재라고 하기도 하고 경제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누군가 거적을 덮고 누워 있어서 숨 소리 마저 고르지 않길래 자세히 보니 그것이 바로 경제다. 수출부진에 잘 듣는 링거를 꽂아 두면 이번에는 경기침체쪽이 아프다 그러고 거기에 맞는 약을 주면 이번에는 시장물가가 용광로 쇳물에 담근 온도계처럼 팍팍 치솟는다고 한다. 살 수 있을까? 아니다 그냥 두면 죽고 만다. 살려야 한다. 살릴 수 있을까…? 암이나 정복도 머지 않았다는데 그게 무슨 불치병이라고 못 살릴까！ 나라와 백성들이 힘을 합치면 안될 일이 뭐 있겠느냐는 것이다. 일찍 마개를 뽑은 샴페인 병을 얼른 닫자. 샴페인을 자주 터뜨리니 우리 경제가 그런 거품만 일었던 것 아닌가. 이제는 비싼 술대신 냉수로 목을 축인 뒤 머리끈, 허리끈, 신발끈, 심지어는 시계끝까지 질끈 동여매면(모든 끈 중에서 넥타이를 너무 조이면 숨이 막혀 죽는 수가 있다.) 분명히 회생한다고 굳게 믿는다. 남의 칭찬에 너무 헬렐레해서도 안 되겠지만 우리 한국을 보는 세계의 눈은 아직 추락한 용은 아니다. 경제는 결국 백성들 개개인이 경제실천, 줄여서 `경실'을 해야 한다는데 개그우먼 `'의 인기가 대단치 않은가. 경제가 나아질거라고 믿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자 ☞ `차차 나아 집니다. 걱정 마세요.'- 자동차 회사 영업사원. ☞ `점점 좋아질 겁니다.'- 미아리 점쟁이. ☞ `표나게 좋아질테니 두고 보세요.'- 97대선 입후보자. ☞ `쓸만해질 것입니다.'- 빗자루 장수. ☞ `곧 싸질 것이니 얼마나 좋습니까? 절 믿으세요.'- 변비약 장수. ☞ `상승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제도기 제조업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