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아디다스컵] 적을 알면 V가 보인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22일 15시 00분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패（百戰不敗）.' 올시즌 프로축구 그라운드에 치열한 첩보전이 예고되고 있다. 작년말 대대적인 감독교체 바람과 이에 따른 프로축구계 인맥의 사분오열로 `1급비밀'에 속하는 팀 전술의 유출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장 비상이 걸린 곳은 작년 후기리그 우승팀 삼성. LG의 신임 코칭스태프가 삼성의 속사정에 훤한 인물로 개편됐기 때문이다. LG 박병주 감독（55）은 작년말 LG 사령탑을 맡을 때까지 삼성 김감독의 자문역을 자처했던 인물이고, 신임 이춘석 코치（38）는 삼성 조광래 코치（43）와 지난 92∼93년 대우의 감독과 코치로 호흡을 함께 했었다. LG로선 삼성에 대해 `이중 정보망'을 구축한 셈이다. 그러나 삼성은 최근 `골수 LG맨'인 박항서씨（39）를 2군 코치로 영입, 반격채비를 갖췄다. 대우도 신임 이차만 감독이 삼성 조광래 코치와 지난 87년 대우의 감독－트레이너 사이였고, 장외룡 코치는 조코치와 83∼86년 선수생활을 함께 해 `삼성통'을 자처하고 있다. 김 호 감독은 현대 감독시절（89∼90년） 트레이너로 데리고 있던 포항 박성화 감독에게 적잖이 `수읽기'를 허용하고 있다. 대전 김순기 코치（45）는 전남 허정무 감독（44）과 지난 93∼95년 3년간 포항에서 감독과 코치로 발을 맞췄다. 김코치는 또 정해성 코치（전남）와도 포항에서 1년 동안 한솥밥을 먹어 대전 김기복 감독의 `전남전 구상'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반대로 전남 정해성 코치는 현대 감독과 지난 91∼93년 LG 감독과 코치로 각별한 인연을 맺은 바 있어 현대전에 `제갈량'의 지혜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접전이 예상되는 유공과 포항은 코치（조윤환）와 감독（박성화）이 지난 92∼94년 유공 코칭스태프로 한배를 탔던 인물들. 이밖에 허정무－박성화－조광래 등 `40대 기수들'은 비록 걸어온 길은 달라도 오랜 대표팀 생활로 상대의 수읽기에 서로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