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별전력분석] 마무리 투수
기사입력 1997년 03월 22일 14시 57분
`춘추전국시대.' 올시즌 마무리투수의 판도는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인물은 작년과 비슷하지만 투수력의 질적, 수적 향상으로 분업화가 이뤄져 마무리투수들도 충분히 제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종 부상에 시달렸던 투수들이 완벽한 컨디션을 되찾아 재기를 다짐하고 있어 마무리부문은 그 어느해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마무리투수는 경기 중반이라도 위기때 등판해 불을 끄는 롱 릴리프의 성격이 짙었다. 작년 변칙등판을 일삼은 한화 이 다승과 구원왕을 동시에 석권한 것이 대표적인 예. 하지만 올해는 8개팀 공히 선발과 중간계투진이 두터워져 길어야 2이닝을 던지는 본격 소방수의 출현이 예상된다. 마무리 투수의 요건은 뭐니뭐니 해도 두둑한 배짱과 칼같은 제구력. 올시즌에도 이같은 자질을 갖춘 마무리투수들이 즐비하다. 각팀의 주전마무리는 （해태） 정명원（현대） （쌍방울） （한화） （롯데） （삼성） （LG） （OB）. 맞혀잡는 투수보다는 컨트롤이 뒷받침 된 빠른볼로 삼진을 뺏을 수 있는 정통파 투수인 이들 중 본지기자들은 `최고의 예비 마무리투수'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한화 을 뽑았다. 선발과 중간계투, 공격력 차이 등 여러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다음으로는
정명원이 시소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은 이들보다는 한수아래로 평가됐다. 작년 투수 4관왕（다승 구원 방어율 승률）의 위업을 달성한 한화 은 올해도 위력이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허리부상이 완쾌됐고 반포크볼을 개발하는 등 구질을 더욱 다양화 했기 때문이다. 자유자재로 내_외각을 찌르는 빠른볼과 경기운영 능력은 8개구단 투수중 단연 최고. 노장진 등의 가세로 중간계투진이 보강돼 전전후로 출전한 작년과는 달리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서 투구하게된 것도 신바람을 낼 수 있는 요인. 과 강력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할 0순위 후보는 LG . 척추분리증으로 작년에는 12세이브포인트（2구원승 10세이브）로 부진했지만 올해는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좌완 의 강점은 오른쪽 타자 무릎쪽으로 파고드는 강속구. 또 전지훈련에서 체인지업의 일종인 OK볼을 실전용으로 다듬었다. 그러나 아직 허리가 완전하지 않아 투구수가 하루 20개를 넘지 못하는 약점을 안고 있다. LG는 이에따라 송유석을 마무리로 투입하는 `더블 시스템'을 운영한다. 유일한 잠수함인 삼성 은 마무리 가운데 가장 꾀가 많은 선수로 꼽힌다. 상대를 압도할 만한 불같은 강속구는 없지만 타자심리를 잘읽고 싱커와 커브 등 좋은 변화구와 제구력을 지니고 있어 헛스윙을 잘 유도해내기 때문이다. 노련미와 두둑한 배짱을 갖춘 해태 도 결코 만만하게 볼 투수가 아니다. 제구력을 다듬었고 커브와 볼의 강약조절이 뛰어나 최소한 작년 성적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 정명원은 볼이 단순하지만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이는 스타일이어서 타자들이 치기 까다로운 상대. 하지만 미국 전지훈련중 한약을 잘못먹는 바람에 알레르기가 생겨 충분한 훈련을 하지 못한 것이 흠이다. 쌍방울 는 전지훈련중 어깨부상으로 정상적인 훈련을 못해 시즌 초반에는 고전할 듯. 작년 기대이하의 성적을 낸 롯데 와 OB 은 재기를 단단히 노리고 있어 성과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