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국] 물오른 '억대 호랑나비'
기사입력 1997년 03월 22일 14시 56분
"슬슬 감이 오네요."
롯데 `호랑나비' （31）의 1억 방망이가 워밍업을 끝냈다.
호주 전지훈련 종반 슬라이딩을 하다가 오른쪽 손목을 다친 은 1주일여간 타격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때문에 바짝 달궈 놓았던 타격감각도 한풀 꺾였다.
부상회복과 함께 귀국을 앞두고 본격적인 훈련을 재개했지만 내려간 타격감각을 끌어올리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귀국후 4차례의 연습경기에서도 6타석 밖에 출전하지 않았다.
손목부상이 재발할까 우려한 코칭스태프의 지나친 걱정때문이었다.
연습경기 6타석에서 기록한 안타는 단 1개.
변화구에 대한 방망이 타이밍이 반박자 늦었다.
그러나 시범경기가 벌어진 22일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첫선을 보인 의 방망이는 예전의 날카로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경기전 프리배팅때는 외야 곳곳에 부챗살처럼 타구를 뿌렸다.
롯데 최초로 올 1억원의 연봉을 받는 은 롯데 공격을 이끌고 있는 기둥이다.
프로 2년째인 90년 이후 7년연속 100안타 이상을 때려냈고 이동안 3할타율 이상을 4시즌, 2할9푼 이상을 무려 6시즌이나 기록했다.
그런 탓에 그의 사소한 부상과 슬럼프도 팀안팎을 늘 긴장시킨다.
`호랑나비' 춤추듯 사뿐사뿐 돌아가는 그의 방망이를 보며 롯데 관계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