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빠르망] 감각영상에 펼친 '엇갈린 사랑'
기사입력 1997년 03월 21일 15시 10분
검은색과 빨간색의 강렬한 대비를 강조한 패션 `벨루치 룩'을 유행시킨 프랑스 여배우 모니카 벨루치의 매력을 영화에서 만난다. 22일 개봉(명보)되는 `라빠르망'(L'Appartement)이 모니카 벨루치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영화. 실타래 엉키듯 뒤엉킨 두 남자와 세 여자의 사랑이야기를 감각적인 영상에 담아낸 작품이다. `라빠르망'이라는 제명은 아파트를 뜻하는 단어로 영화 속에서 매우 중요한 공간적 배경. 약혼녀와 결혼을 앞둔 막스(뱅상 카셀)가 일본 출장을 떠나는 날, 우연히 카페의 공중전화 박스에서 옛 연인인 리자(모니카 벨루치)의 목소리를 듣는다. 목소리만 듣고 황급히 리자의 아파트까지 쫓아가지만 옛 연인 리자가 아닌 전혀 다른 여자와 맞닥뜨리는 막스. 그 여자는 전화 목소리의 주인공이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귀신에 홀린 듯 갈피를 잡지 못하던 막스는 여자의 유혹에 빠져 하룻밤을 함께 지내게 된다. 두 남자와 세 여자의 엉키는 드라마는 알리스(로만느 보링거)라는 이 여자로 인해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알리스는 리자의 친구로 오래전부터 막스를 사랑해왔으나 막스가 리자에게 열중하자 이처럼 리자로 행세해 막스를 유혹해낸 것. 또 막스의 친구인 뤼시앙(장 필립 에코피)이 알리스를 열렬하게 사랑하고 있다. 이들의 관계는 막스와 리자의 경쾌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어지럽게 뒤엉킨다. 그러나 질 미무니 감독은 마치 퍼즐게임하듯 관객의 허를 찌르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정형화된 프랑스 영화의 분위기를 탈피한 연출패턴, 뒤엉키는 사랑을 감각적으로 표현해낸 속도감, 모니카 벨루치의 상큼한 매력 등이 혼재돼 `라빠르망'은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데 성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