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영] 객석 쥐었다 놨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21일 14시 01분
신예배우 유화영이 상큼한 봄내음을 실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극단 예일무대가 서울 대학로 하늘땅소극장 2관에서 공연중인 `리타 길들이기'에 말괄량이 아가씨로 등장, 코믹하고 재치있는 대사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
`리타 길들이기'는 영국 작가 윌리 러셀의 희곡으로 자신의 새로운 삶의 출구를 찾는 미용사 리타와 술주정뱅이 시인 교수 프랭크의 달콤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중 인물인 리타는 자기표현에 강한 여자죠. 수동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이 아니라, 도전적인 자세로 자아찾기를 시도하는 이미지가 마음에 들어요."
유화영은 이 무대에서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미용사일을 그만두고 개방대학에 진학, 무엇인가 새로운 인생의 의미를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리타의 모습을 유감없이 그려낸다.
그는 자신의 시원시원한 성격과 때론 덜렁대는 모습을 드라마의 흐름과 잘 조화시켜, 빨간 루즈를 진하게 바르고 대학교수 프랭크를 색다른(?)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그것은 프랭크 역시 지리멸렬한 교수생활에 이골이 나 있는 인물로, 리타의 생기발랄하고 톡톡튀는 감성에 반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게 만드는 것.
"당돌하고 저돌적이며 즉흥적인 리타, 너무나 꾸밈이 없는 그의 성격에 반할수 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니 실제생활도 극중인물처럼 되어버렸어요."
유화영은 안양예고 연극과를 졸업하던 지난 90년 연극배우로 데뷔했다. 몇편의 연극에 출연한 후 `이게 아니다' 싶어 연극분장사가 될 것을 결심하고 미용사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타고난 끼'를 주체할 수 없어 다시 연극무대로 돌아와 `블랙 러브' `막차탄 동기동창' `천사의 바이러스' 등에 출연,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극단 대표로 함께 무대에 서고 있는 이승호는 "감수성과 적응력 그리고 순발력을 갖춘 배우"라면서 "무엇보다도 무대위에서 뿜어내는 에너지가 강한 연기자"라고 소개했다.
유화영은 "자신의 삶을 위해 새로운 세계를 찾아가는 극중의 리타처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도전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무기한. 평일 오후 4시30분. 7시30분. 토 일 공휴일 오후 4, 7시. (02)764－48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