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제2의창단'포항 팀명칭-마스코트 구설수
기사입력 1997년 03월 20일 15시 59분
"돌쇠에다 이젠 숫제 도둑놈이라니…."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프런트는 요즘 새로 바꾼 팀명칭과 마스코트 때문에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steelers（철인들）가 맞나요, stealers（도둑놈들）가 맞나요?" 대답이 뻔할텐데도 성가신 확인 전화가 심심찮게 귓전을 때린다. 또 여론 창구라 해서 수시로 체크하는 컴퓨터 PC통신엔 마스코트를 둘러싼 표절시비와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올시즌 포항이 `제2의 창단'이란 기치아래 새로 바꿔 단 문패는 철（鐵．Steel）의 이미지를 한껏 살려 만든 스틸러스（Steelers）. 모(母)회사인 포항제철의 분위기와도 딱 맞아 떨어지고 의역하면 `철의 사나이들'로 멋지게 번역돼 여러개의 응모작중 선뜻 택했다. 그러나 문제는 영문 steelers 발음이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인 stealers와 똑같아 혼동을 일으킨다는 데 있다. 축구단 연고지인 포항이나 경북지역만해도 문제는 덜하지만 이 지역외의 사람들은 혼란을 일으키기 일쑤다. 어쩌면 야구에서 도루를 의미하는 스틸（steal）이란 용어에 익숙해져 그런 것도 큰 무리가 아닐지 모른다. 마스코트 또한 그리 반갑지 않은 파문이다. 그동안 일본만화 주인공인 아톰을 내세워 곱지않은 시선을 받았던 포항은 역시 공모를 통해 새 마스코트를 찾았지만 난데없이 표절 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것. 새 캐릭터가 아톰과 분위기가 비슷해 독창성이 희박할 뿐더러 몇년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본 만화영화 `피구왕 통키'의 주인공과도 꽤 닮았다는 지적이다. 머리에 살짝 띠만 둘러 보는 이들을 현혹시키려 한다는 준엄한 꾸짖음과 함께. 사람으로 치면 이름과 얼굴격인 팀명칭과 마스코트. 그러나 포항 프런트는 "`사건'에 휘말리면 오히려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겠느냐"며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