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 본지 야구기자 15명 평점 한화-해태-OB순
기사입력 1997년 03월 20일 15시 52분
`야구는 투수놀음'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투수력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코치들이 시즌 시작 전 자기팀의 승수와 순위를 점칠 때 통상 선발투수들의 예상달성 승수를 합하기도 한다. 올시즌 8개팀의 선발전력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OB , 삼성 등 부상했던 에이스들이 복귀했고, LG 임선동, 롯데 손민한 등 대어급 신인들이 입단했기 때문. 이 가운데 한화는 가장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할 것으로 평가됐다. 일단 작년 페넌트레이스 3위의 밑천이 됐던 주축 투수들이 건재하다. 15승대 투수 을 필두로, 송진우 이상목이 각각 10승 이상은 쉽게 거둘 것으로 예상되며 부상에서 회복한 한용덕 이 가세, 5인 선발 시스템이 시즌초반부터 원활히 가동될 전망이다. 15명의 스포츠조선 기자중 무려 13명이 한화선발을 최강으로 꼽았다. 한화에 이어 작년 우승팀 해태는 2위로 점쳐졌다. 이대진 4명이 로테이션을 이룬다. 작년 각각 16승을 거둔 이대진 `선발듀엣'엔 무게가 더하다. 은 트레이드 파동에 이은 허리부상으로 체력훈련이 다른 해에 비해 적었지만 현란한 변화구를 주무기로 노련한 경기운영이 돋보여 15승은 거뜬할 듯. 프로 5년째인 이대진은 7승(94년)→14승(95년)→16승(96년)에서 알 수 있듯 매년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어 올해도 대활약이 예고된다. 데뷔 후 8년연속 두자리수 승리를 따낸 잠수함 과 2년생 도 쉽게 공략하기 힘든 투수. 강속구 투수 의 입단으로 왼손 선발 부재의 고민을 해소한 OB도 짜임새가 갖춰졌다. 작년 어깨부상으로 `헛농사'(5승)를 지은 에이스 의 복귀는 OB 선발진의 중량감을 더해 주고 있다. 시즌 최다완봉승 타이(8승)를 기록하며 17승을 거머쥔 95년만큼만 던져주면 OB의 올시즌 마운드 전력은 곱절로 늘어난다. 작년 13승을 거두며 팀 에이스로 자리잡은 과 7승의 도 전지훈련을 통해 `10승 보증수표'로 등장했다. 작년 팀방어율 1위(3.04)를 차지한 현대의 선발전력은 의외로 4위에 머물렀다. 정민태 김홍집 최창호 안병원의 멤버는 대부분 부상경력이 있다는 점 때문에 마이너스 점수를 받았다. 빠른 직구에 초슬로커브를 섞어 데뷔 5년 만에 첫 15승 고지를 밟은 에이스 정민태도 작년 한해의 활약만으론 팔꿈치 부상의 완전한 재기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 작년 어깨부상으로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왼손 김홍집과 4승에 그친 안병원도 미지수로 남는다. 8개팀중 선발투수 최고령인 LG도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LG는 선발주축 3인인 (37) 김태원(33) (32)의 나이의 합이 102세에 이를 정도다. 전지훈련을 통해 여전히 최고시속 140㎞ 이상의 볼을 던지는 는 10승 이상이 예상되지만 김태원과 왼손 은 하향세. 결국 1년간의 법정소송 끝에 7억원에 입단한 우완 신인 임선동의 어깨에 선발의 성패가 달렸다. 전지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해 임선동은 10승은 기대되고 있지만 "럭비공 같은 게 신인"이라는 속설처럼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지적. 송유석 최향남 인현배 장문석 등 선발 대체전력은 8개팀중 단연 최강이다. 강상수 등 외형적으론 화려해도 변수가 많은 롯데 선발진은 6위로 밀렸다. 예상대로라면 5월부턴 4∼5인 선발체제가 원활히 이뤄질 전망이지만 4월엔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2명의 가세여부가 불투명하다. 작년 다승왕 (18승)과 5억신인 손민한이다. 2월말 의병제대한 은 4개월 동안 체력훈련을 하지 않아 컨디션회복이 문제며, 페이스가 늦은 손민한도 시즌초엔 큰 기대를 못할 처지. 연패를 끊어줄 초반 에이스부재가 가장 큰 약점이다. 작년 감독의 독특한 `릴레이식 투수교체'로 마운드를 꾸려간 쌍방울은 김원형 성영재 등이 선발 기둥을 이룬다. 로테이션은 원활하지만 작년 성영재(10승)를 제외하곤 모두 한자리수 승리에 그쳤던 만큼 타팀에 비해 무게가 덜하다. 왼손 박성기가 어깨부상 중인 것도 치명적인 악재. 최창양 박태순 등을 선발로 낙점한 삼성은 부상에서 회복해 올 15승을 넘보는 외에는 믿음이 가는 투수가 없다. 작년 팀방어율 최하위(4.23)에 머물렀지만 눈에 띄는 신인 보강도 없는 처지. 왼손 에이스 이 허리부상으로 출전이 어렵고, 선발 2번인 강속구 투수 최창양(작년 6승)도 아직까진 다듬을 부분이 많다. 하지만 어느 팀이건 예상대로 안되는 게 야구다. 부상이란 복병이 로테이션에 차질을 초래하고 진흙속에 묻혀있던 신예들이 혜성처럼 나타나 그자리를 메우기도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