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윤] 스크린 적시는 해맑은 슬픔
기사입력 1997년 03월 18일 15시 13분
신세대 스타 최정윤이 눈물을 앞세워 스크린 공략에 나섰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를 통해 가족간의 사랑과 화해를 그려내는 영화 `아버지'(장길수감독_시네비전 제작)에서 최정윤은 주인공 아버지의 `모든 것'인 딸로 등장, 가슴 찡한 눈물연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최정윤의 영화속 캐릭터는 아버지의 소망대로 영문과에 갓 입학한 예쁘고 총명한 딸 지원.
그러나 자식들에게 헌신적인 정성을 보이며 가정을 꾸려온 어머니()한테는 연민을 갖고 있지만 일밖에 모르면서 무능해보이고 자식에겐 무관심한 아버지()에게는 불만을 갖고 있다.
지난 주말에 있었던 촬영에서 지원역의 최정윤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비난'의 마음을 뒤늦게 후회하는 장면을 연기하면서 끝도 없이 눈물을 철철 흘렸던 것.
지원은 동네 가게에서 술에 취해 소동을 일으킨 아버지에게 "무능한 아버지를 경멸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는데,
충격을 받아 집나간 아버지가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가슴을 친다. 이 장면에서 최정윤의 눈물연기가 빛을 발했다.
아버지가 가족들 모르게 삶을 정리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지원은 허름한 여관에서 힘겨운 고통을 견디는 아버지의 모습을 남몰래 지켜보며 펑펑 눈물을 쏟는데,
최정윤은 장 감독의 `레디 액션'소리만 나면 자동으로 눈물을 줄줄 흘렸다는 것. 얼마나 슬프게 우는지 최정윤의 연기를 지켜본 제작스태프들조차 눈시울을 붉혔을 정도.
장 감독도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당돌한 여대생으로, 아버지의 죽음에 눈물짓는 딸로 복잡한 내면연기를 깜찍하게 소화해내는 최정윤에 대한 기대감이 날로 증폭되고 있다고 자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