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CF까지 출연한 고공낙하 전문가
기사입력 1997년 03월 17일 16시 22분
공인 3단, 특공무술 초단, 스카이다이빙으로 목표지점 한 가운데 놓인 동전위로 정확히 한쪽 발을 찍을 수 있는 정밀낙하의 귀재. 그랜드백화점 일산점 관리과의 이제헌씨（32）. 이씨는 지난 95년 호주에서 촬영된 숙취제거음료 컨디션의 CF에서 고공낙하 스턴트로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비즈니스계약을 앞두고 목표상공에서 낙하하는 샐러리맨이 깜빡하고 컨디션을 비행기에 두고 떨어지는 내용의 1편과 컨디션은 챙겼으나 이번에는 낙하산을 놓고 뛰어내린다는 스토리의 2편짜리 스턴트 CF에서 주연을 맡았다. 원래 얼굴이 작은 편이지만, 낙하때 강력한 바람을 맞느라 시청자들에게는 펑퍼짐한 얼굴로 비춰졌었다. 이씨의 어릴적 꿈은 파일럿. 하지만 비행기도 타고 원없이 떨어지는 짜릿함도 맛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고공낙하로 마음이 기울어 특전사에 자원입대했다. 이씨는 제대후 자비로 2차례나 미국 플로리다에서 고공낙하를 배워 올 정도로 탄탄한 이론과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 한동안 항공레저관련 이벤트분야에 종사하다 지난해 타고난 역마살을 잠재워보기 위해 그랜드백화점 관리부에 입사했다. 이씨는 특전사출신에 무술유단자의 주특기를 살려 백화점에서 보안과 경비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성격때문에 CF출연 등 고공낙하 전문가로 쌓은 쟁쟁한 경력을 아는 직장동료들은 거의 없다. 심지어 여자친구에게도 걱정을 안겨주기 싫어 낙하산 타는 일을 알리지 않고 있다. "미국이 스포츠강하의 천국이라 해도 정밀낙하 만큼은 한국을 따라오지 못합니다. 미묘하게 낙하산줄을 조정해 정해진 한점에 착지하는 정밀낙하는 손재주많고 섬세한 한국인의 성품과 찰떡궁합이죠." 이씨는 직장생활로 예전처럼 자주 낙하할 기회는 없지만, 1년에 한번씩은 휴가를 내 초당 30m씩 마구 떨어지는 고공점프의 스릴을 즐길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