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진-하태권] 남자복식시대 열었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17일 16시 18분
한국 배드민턴 남자복식의 기대주 강경진（24．강남구청）－하태권（22．원광대）組（조）가 셔틀콕 천하통일을 향한 합격점을 받았다. 세계랭킹 6위인 강－하組는 15일 막을 내린 최고권위의 전영오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올시즌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것. 지난 1월말 코리아오픈과 지난 10일 스웨덴오픈에 이어 5일 만에 다시 세계 톱랭커들이 총출동한 전영오픈 패권까지 차지, 세계정상의 기량을 입증한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 준결승서 세계1위 시지트－위자야（인도네시아）組를 격파한 것을 포함, 올들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상위 복식조들을 연파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될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가능성을 한층 밝게 했다. 게다가 이들 콤비는 최근 1개월여 사이의 혁혁한 전과를 통해 90년대 초반까지 세계무대를 평정한 박주봉－김문수組의 신화를 재현할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한국은 전영오픈에서 강－하組의 쾌거를 제외하면 라경민（한체대）이 여자단식에서 동메달을 따냈을 뿐 나머지 종목에서는 노메달에 그쳤다. 96애틀랜타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김동문（원광대）이 허리디스크로 불참한데다, 길영아（삼성전기）가 은퇴한 여자복식서도 급조출전으로 애초부터 상위입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중국의 대약진과 동남아시아의 몰락 등 세계배드민턴계의 판도변화가 두드러졌다. 중국은 남녀단식에서 동지옹과 예자오잉, 여자복식의 게페이－구준組, 혼합복식 리우용－게페이組 등이 금메달을 따내 5개 종목 가운데 4개를 휩쓸며 선풍을 일으켰다. 반면 전통적 강국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세계선수권는 물론 향후 주요 국제대회에 대비, `만리장성'을 넘기 위한 새로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