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모든 준비는 끝났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17일 16시 13분
"모든 준비는 끝났다." 삼성 노장 류중일（34）은 시즌 오픈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시즌이란 말만 들어도 주눅이 들었는데 올해는 한달여 남은 페넌트레이스 개막이 멀게만 느껴진다. 선수로서 황혼기에 접어든 이 새색시 마냥 마음이 설레는 것은 완벽한 컨디션으로 시즌을 맞이하기 때문. 지난 95년 목디스크로 고생한 은 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섰다. 부상에 신경쓰다 보니 충분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지난 2년간의 성적은 바닥권. 하지만 모든 부담을 떨쳐버린 올해는 벌써부터 글러브가 착 달라붙는 기분이다. 은 미국 베로비치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오랜만에 훈련다운 훈련을 했다. 코칭스태프는 훈련량을 줄이라고 권유했지만 팀을 이끌어야 하는 주장이란 직책 때문에 오히려 앞장서서 후배들을 독려했다. 전지훈련에서 열린 연습경기서 은 노장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비록 3경기서 7타수 1안타로 공격력은 기대이하였지만 풍부한 경험과 노련한 수읽기를 보여줬다. 의 `존재 이유'가 확인된 때는 지난 13일 오키나와에서 벌어진 LG와의 연습경기. 정경배（2루） 김한수（3루） 송재익（유격수）으로 구성된 내야진은 실책을 연발, 이 빠진 내야는 허점 투성이임을 확연하게 드러냈다. 은 올시즌 목표는 1천경기 출전. 아직 104경기를 더 뛰어야 하지만 수비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 기록 달성은 무난할 듯. 은 "솔직히 타율은 2할5푼 정도면 만족할 수 있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게 나를 희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오를 추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