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춤공연에 노래-연극 접목
기사입력 1997년 03월 16일 14시 48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교수이자 현대무용가인 남정호씨(44)가 춤 노래 마임 연극 등을 결합시킨 이색 춤공연을 선보인다. 21∼23일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펼쳐질 `나는 꿈 속에서 춤을 추었네'가 그것. 전4장으로 된 이 작품은 남씨가 `대중이 춤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무대에 실험적으로 적용시켜 보는 공연이다. 춤의 추상성을 극복하기 위해 마임 노래 등 춤 외의 언어를 한껏 동원한다. 각 장 사이에는 극단 `연우무대'의 배우들이 연극을 선보인다. 일반인들이 무용에 대해 갖고 있는 여러 시각을 코믹터치로 그려낸 연극이다. 무대미술가 윤정섭씨는 객석 1층과 2층을 거대한 천으로 감싸는 해프닝도 시도할 계획. 안신희 박진수 정운식 박화경 안영준 윤유정씨 등 23명의 무용가가 출연하고 마임이스트 남긍호씨가 무대에 오른다. "젊은 춤꾼이었을 때 텅빈 객석을 보면 `대중의 춤에 대한 무지'를 탓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바뀌더군요. 요즘은 무용가가 먼저 재미있는 작품을 관객에게 선물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나는 꿈 속에서 춤을 추었네'는 셰익스피어의 희극 `한여름 밤의 꿈'을 모티브로 했다. 97년 1월, 도심의 공원. 권태로운 만남을 반복하는 연인이 `밤의 요정'이 준 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서로 다른 짝을 만나 환상의 결혼식을 치른다. 꿈은 깨지게 마련. 무도회장같던 결혼식장은 다시 공원으로 바뀌고 연인들은 비로소 상대에 대한 참사랑을 발견하게 된다. "권태롭고 무기력한 일상을 반복하는 현대의 도시인들이 하룻밤 사이에 겪는 사랑과 혼란의 축제예요. 그 축제를 통해 현실과 일상의 소중함을 우리 모두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화여대 무용과 출신의 남정호씨는 프랑스 소르본대학에서 수학했으며 `자화상' `유희' `나그네' `신부' 등 30여편의 작품을 갖고 있다. 21일 오후 8시, 22일 오후 4－8시, 23일 오후 4시. (02)272－21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