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이용식-박승대 '우리는 앙숙'
기사입력 1997년 03월 16일 14시 39분
연기자들은 티격태격 하면서도 끈끈한 정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많다.
개그맨 과 박승대도 그 한 예.
춘계 프로그램 개편전의 TV `코미디 세상만사, 골목길' 코너. 마지막회가 녹화되고 있는 본관 스튜디오 세트.
항간에 화제가 됐던 사과상자에 얽힌 비리사건을 들어 코미디화한 내용. 의 아내 이 무능한 남편을 질책한다.
"남들은 사과상자로 현금을 몇 억씩 받는다던데 당신은 사과조차 못받는 주제에 매일 술만 마시고 월급이나 축내고."
"여보 한 번만 봐줘라. 응? 내가 이대로만 살겠냐?"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애교를 떨고 겨우 위기를 벗어난 이용식, 안도의 한숨. 그때 할머니로 변장한 박승대가 지팡이를 짚고 들어오다가 `아차！'콘티에도 없는 실수. 의 발을 밟는다.
박승대는 사과상자 대신 냉장고 상자로 돈을 돌리며 아부를 하고 이익을 찾는 졸부. 덕분에 기관의 추적을 받아 변장을 하고 다닐 수 밖에 없었다.
`얘가 방송을 핑계 대고 내 발을 밟아? 네 발은 성한가 보자！'
이용식. 주어진 역을 착착 진행하면서 박승대의 발을 향해 총공격 개시.
`실수 한 번 한 것 가지고 보복? 용식이 형? 둔한 체구에 왜 이러십니까?'
팔짝팔짝 피하는 박승대. 계획이 어그러지자 은근히 부아가 치민 이용식.
`그렇게 잘 피하셔? 그럼 지팡이를 빼앗아 머리를 딱딱！ 후후'.
바로 실전에 돌입한 이용식. 빼앗은 지팡이로 박승대의 머리를 가격.
`야앗！ 한대！ 히히. 야앗 두대！ 후후. 야앗 세대. 헤헤'.
`어어라. 이거 장난이 아니네? 혹이 세개?'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녹화 끝. 분장실로 들어가 2차전을 벌이는 두 사람.
"녹화 핑계대고 발을 밟아！"
"형！ 실수한 걸 가지고 지팡이로 개패듯이 후려쳐요?"
언성이 높아지고 사태는 대단히 심각. 그러나 용케 10분 만에 풀어진다.
"10분? 이번에는 정말 빠르네. 이러긴 처음인데?"
주변 사람들의 입방아를 들었는지 다시 연장전에 돌입한 두사람.
"내가 풀어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용식이 형은 꼭 내가 할 말을 미리 하데！ 난 풀어졌구！ 쳇！"
주변 사람들의 입방아도 다시 연장전이다.
"아까 10분이라고 그랬지? 11분. 드디어 20분 돌파, 25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