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클리닉] 풍요를 비는 남성 성기 숭배사상
기사입력 1997년 03월 12일 14시 47분
인간은 원시시대부터 성행위의 주술적, 종교적 효과나 성기의 신성을 믿어왔다. 여성이나 남성의 성기 형상을 만들어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으며, 특히 솟아오른 남성이 성기를 숭배했다.
신석기시대의 생식기 형상은 돌망치, 거석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밖에 +, △ 등의 약상이나 복숭아, 뱀, 지팡이 등의 동식물 형상, 연상을 일으키는 자연물이 모두 숭배의 대상이었다.
+, △ 등의 약상이 남성의 생식기 형상에서 비롯된 것이니 결국 우리나라 관아에서 신령에게 제사를 지내던 신당에 걸어 둔 신물인 방망이나 중세 교회의 상징물인 십자가는 같은 뿌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십자가는 일찍이 바빌로니아와 갈데아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들은 가로, 세로의 길이가 같은 등변 십자가를 사용했다. 이것이 하늘의 신 아누의 상징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그것은 창조의 여의봉인 남성 성기의 상징이었다.
영생의 상징이라고 하는 고대 이집트의 바퀴 달린 십자가도 마찬가지로 음경과 고환의 약상이다.
특히 힌두교에서는 오른쪽 어깨가 올라간 갈고리형 십자가가 가네사라고 불리는 남성적 원리를 상징하고, 왼쪽 어깨가 올라간 갈고리형 십자가가 칼리라고 불리는 여성적 원리를 상징하는 것만 보아도 십자가는 틀림없는 성상(性像)이요, 십자가의 저 밑에는 성이 잠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성의 성기는 그 자체가 창조요, 부활이며 생성의 원천이다. 그 속에는 풍요를 바라는 사람들의 오랜 소망이 담겨 있다. 그래서 양물은 신이 되고, 이 성신의 힘을 입으면 초자연적인 생활을 굳건히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강릉과 삼척지방에는 창해무당이라고 하여 창해역사의 신굿을 올리는 무당이 있다. 원래 창해역사는 중국의 진시황을 쳐죽인 힘이 센 장사다.
장량이 진시황을 처지하고자 창해(당시의 예맥, 현재의 강원도)의 역사를 찾아 박랑사에서 철퇴로 치게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창해무당이 신굿을 올리는 창해역사는 진시황을 없앤 역사가 아니라, 동해안에 표류해 온 아라비아 사람이다.
아마도 표류 당시의 모습이 건장하고 무척 힘이 세며, 더구나 남근이 아주 뛰어났던 모양이다.
그래서 풍작과 풍어를 비는 마음으로 이 아라비아 사람의 양물을 성신으로 숭배해 온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