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알프스에서 번지점프 즐긴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12일 14시 43분
"만년설이 덮인 알프스에서 번지점프를 즐깁시다."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우는 알프스 최고봉 융프라우 요흐(표고 3,454m)로 올라가는 산악철도 길목에 있는 스텔베르그(3,000m)는 세계의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아찔한 번지 점프에 도전하는 곳이다.
스텔베르그에 번지점프가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 92년.
스위스 휴양도시 인터라켄에서 `어드벤처 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피터 발머씨(30)가 대자연속에서의 번지 점프를 개발했던 것이다.
이곳에는 곤돌라 높이 180m, 100m 두가지 코스가 있다.
스텔베르그에서 발머씨를 포함한 12명의 관광객을 태운 곤돌라가 180m상공으로 이동하고 있다.
차가운 공기가 곤돌라에 탄 젊은이들을 긴장속으로 몰아넣는다.
곤돌라가 낙하장소를 찾을때까지 흥분한 모험가(?)들의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한 발머씨의 섬세한 배려가 계속된다.
장난기섞인 조교들의 농담이 퍼부어지고 신나는 음악이 귀에 쩌렁쩌렁댄다.
하지만 아무 것도 가슴과 머리에 입력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멋지다는 이곳 풍경도 오직 긴장에 묻혀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마지막 점검이 끝난후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다.
곤돌라에서 머리를 내밀었다. 아찔하다.
다시 몸을 뒤로 젖히는 순간 피터 발머의 격려가 이어진다.
곤돌라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일순간 알프스에 몸을 던진다. 탄성과 비명이 교차되는 순간이다. 알프스 산맥에 한 점이 되어 추락하고 있다.
떨어지는 시간은 10초 안팎이지만 당사자들에겐 몇시간 정도의 긴 시간으로 느껴진다. 몸에 매단 줄이 몸체를 끌어올린다.
서너차례의 줄의 진동이 이어졌다.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알프스의 비경이 온통 거꾸로 내려다보이면서 멋진 알프스의 자연이 눈앞에 펼쳐진다.
발머씨는 "지난 92년 번지점프 실시 이래 3만여명이 아무런 사고 없이 즐겼다"면서 "번지점프를 즐기는 이들 대부분이 미국인, 유럽인, 한국인"이라고 말한다.
번지점프를 마친 샌디 바바라(미국인·여·20)은 "알프스에서 번지점프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천혜의 자연속에서 이런 멋진 경험을 할 수있게 돼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10월부터 4월까지는 토요일에만 번지점프를 즐길 수 있다.오후 1시부터 5시 30분까지.
▲5월부터 9월까지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1회 6만원.
연락처 033-826-77-11
○-스텔베르그는 어떤 곳인가.
스위스에서도 산악 풍경이 가장 멋진 베르너 오버란트지구(알프스 그린델발트, 라우터브루넨 등이 자리잡은 곳)에 있다. 특히 만년설이 있는 융프라우로 가는 산악열차는 관광의 하이라이트.
세계 각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사시사철 붐비기도 한다. 융프라우나 아이거에 오르려는 이들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인터라켄은 호수를 낀 휴양도시로 유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