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마리나리조트] 새 데이트 명소
기사입력 1997년 03월 12일 14시 43분
`우리의 사랑이 이 바다처럼 영원하길.' `그대는 배, 나는 그대의 인생항로를 밝혀주는 등대….'
경남 통영시 통영 앞바다에 있는 충무마리나리조트앞 방파제 등대가 연인들의 사랑의 낙서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요트해상 계류장을 위해 지난 94년 건설된 폭 1m, 길이 100여m의 방파제에는 언제부터인가 연인들이 산책을 즐기는 명소로 떠오르면서 등대 둘레로 빽빽하게 낙서가 들어차게 됐다.
일반적으로 요트계류장 방파제는 일반에게 개방이 되지 않지만 이곳만은 아무 제약이 없어 봄∼가을에는 밤에도 데이트족들이 몰려든다. 더욱이 유람선 선착장이 가까이 있고, 미륵도 일주도로가 시작되는 곳이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게 됐다.
쭉 뻗어있는 방파제는 외로이 서 있는 하얀 등대에서 멈춘다. 사람들은 자연 이곳 등대 주변에 머물며 얘기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게 됐다.
낙서도 하나둘 남겨 햐얀등대는 점차 검은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연인과 젊은 부부들이 햐얀 페인트를 칠한 등대 밑부분에 사랑의 언약이나 방문기념 낙서, 그림등을 하나둘 남기기 시작, 1∼2m높이에는 글쓸 공간이 없어 정도가 됐다.
키가 닿지 않은 부분까지 자욱하게 낙서로 뒤덮여 있다.
낙서공간이 없자 낙서위에 다시 글을 적거나 물로 지우고 쓰는 사람까지 생겨나게 됐다. 어디서 구했는지 하얀 페인트로 쓴 낙서도 있다.
충무마리나리조트측은 "이 등대가 관광명소로 인기를 끌자 새롭게 페인트칠을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해운항만청이 등대를 관리해 함부로 칠을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더구나 방파제에 안전시설이 없기 때문에 산책하는 사람이 많이 몰릴수록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고민에도 불구하는 봄이 되면서 방문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등대의 허리부분은 더욱 짙은 검은 테로 둘러쳐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