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재영] 2등은 싫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11일 15시 08분
"저더러 （정）민태형 다음 2인자라고들 그러잖아요, 이제 그 말 듣기 싫어요." 현대 （25）이 똑 부러지게 `2인자 탈피'를 외치고 나섰다. 2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거뒀지만 정민태에게 가려 생각만큼 강한 이미지를 주지 못한 것이 늘 불만이었다. 1등이 되기 위해 독한 마음으로 시작한 올 전지훈련은 처음부터 달랐다. 따분하고 힘만 들어 다들 싫어하는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에 더욱 신바람을 내 코치들이 "미국에 와서 제일 달라진 사람이 "이라고 단언할 정도다. 은 내일 당장 시즌이 개막돼도 선발 등판할 수 있을 정도로 이미 몸이 다듬어져 있다. 최근 텍사스와의 연습경기에 2차례 선발로 나가 5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막아 가장 안정된 컨디션을 보였다. 2번째 등판인 지난 6일 경기서는 최고시속이 145㎞까지 잡힌 강속구가 `쉭쉭' 바람을 가르며 무릎쪽을 찌르자 덩치가 곰만한 미국 타자들도 움찔움찔 했다. 특히 지난해 처음 배운 뒤 컨트롤 난조로 써먹지 못했던 `투심'을 연습경기 2게임에서 테스트한 결과 완벽한 제구력을 확인했다. 투구폼도 세련되게 다듬었다. 키킹할 때 축이 되는 오른발 뒤꿈치를 살짝 들던 버릇을 없애 견제와 투구동작이 훨씬 빨라졌다. "올해 17승 이상은 올려야 1인자가 될 것 아닙니까. 그래도 민태형 승수가 더 많으면 할 수 없죠 뭐." 현대를 대표하는 투수로 기억되는 것. 의 확고부동한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