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부인 잠시 오르겠소'
기사입력 1997년 03월 11일 15시 02분
섹시녀의 대명사 `샤론 스톤'의 애인이 되려는 남자는 5분마다 `당신처럼 아름다운 여자는 첨이오. 알∼라∼뷰！'라는 대사를 앵무새처럼 지껄일 수 있어야 한단다. 그러나 우린 부부끼리 사랑하느니 어쩌구 하는 말은 입 밖에 내는 것은 물론 맘 속에 있는 것 조차 두드러기가 날 지경이다. 그 옛날 귀족이며 인텔리였던 양반가 선비님들은 부인에게 하는 말도 이랬다. `부인. 모처럼 흘깃 본 안색이 대변빛이시구랴！ 어디 존체가 금안치 않는 게 아닙니까요?' 이토록 거북한 극존대를 하면서 色事문제는 어떻게 했을지 심히 궁금타. `허흠…. 부인, 잠시 오르겠사오니 양해를 하시구려！'했을까. 슬쩍 서로 눈빛을 교환하는 것으로 대화를 대신했을까. 아니 그도저도 아닌 그냥 얼떨결에 양어깨가 방바닥에 닿는 폴승이 이뤄지고 마는 식으로…. 아무튼 말이 너무 많아도 간지럽고 느끼하지만 이심전심만으로는 부족하다. 뭔가 표현을 하자. 특히 이불 속에서는 전초전으로 몇마디의 대화가 다음 동작 진입(아시지?)을 부드럽게 해 주는 윤활유가 되기도 한다. ×××××××××× 이렇게라도. 여 "자기 나 섹시해?" 남 "윽！ 지 마누라 보고 흥분하는 사람 어떻게 된 놈이라는 말 몰라?" 여 "그러니까 내가 섹시하다는 거야 아니야?" 남 "웃기는 소리 하지마！ 자긴 그냥 내 마누라일 뿐야." 여 "그럼 자긴 나랑 잠자리 할 때 여자랑 하는 게 아니고 오직 책임져얄 마누라랑 하는 거네." 남 "괜한 시비 걸지마. 자기랑 色事 중에 내가 다른 여자를 연상하면서 더욱 고난도의 테크닉을 보여 주길 기다리는 거야?" 여 "누가 다른 여자 생각하래? 그냥 나는 지금 아주 성적 매력이 넘치는 여자랑 함께 있다는 연상을 하라는 거지." 남 "그 게 되니? 같이 밥 먹으면서 트림하고 화장실 가는 거 보고 애한테 신경질 북북 내는 모습보고 부부싸움하고 그러다가 갑자기 잠자리에서만 섹시한 걸 느끼라니…." 여 "억지가 아니라구. 연인같은 부부, 아내는 여자보다 아름답다 이런 말도 못들었어? 난 그런 여자이고 싶다구." 남 "알았어. 그나저나 우리 오랜만에 잠자리에서 꽤 긴 시간 달콤한 밀어를 나눴다. 그치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