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 순수작품서 설치-조각등 실험작까지
기사입력 1997년 03월 11일 15시 01분
`사진'의 예술성 인정에 인색했던 국내 미술계가 최근 사진의 예술성에 주목하고 기획전시를 마련하는 추세여서 주목된다. 국내 최대의 사립미술관인 이 올6월 개관후 처음으로 사진전인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소장작품전'을 열어 사진에 대해 높아진 관심도를 표명한다. 그런가하면 워커힐미술관(450－4666)도 31일까지 사진작업의 새 경향을 한눈에 조감할수 있는 `사진의 본질, 사진의 확장'전을 열어 관심을 증폭시킨다. `미술과 사진의 접목'이 어디까지 왔는지 보여주는 이 전시에는 김대수 김장섭 고명근 구본창 신혜경 염은경 이강우 이주용 황규태씨 등 국내 사진계에서 주목받는 작가 9명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여있다. 미술과 사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설치 사진을 비롯해 회화적 사진, 연출사진, 합성사진 등 사진작품의 새 경향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중 고명근 이강우 염은경씨는 미술쪽에서 사진을 이용하는 작가들. 특히 96모란미술상 수상작가인 고명근씨(33)는 이 전시외에 금호미술관(720－5114)에서 13일까지 개인전도 마련, `콜로세움' `빌딩' `6개의 창' 등 사진 콜라주 입체를 이용한 독창적인 `사진조각'들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그는 사진을 적극적으로 조각에 활용하는 대표적 작가로 볼 수 있다. 한편 뉴욕 사진전문화랑인 `페이스 맥길' 전속작가인 여류작가 이정진씨(36)도 19일부터 4월 7일까지 아트스페이스서울(737－8305)에서 독특한 작품전을 마련한다. 88년 이래 줄곧 `미국 사막 시리즈'를 발표해온 그는, 한지에 감광유제를 직접 발라 인화지로 사용, 마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미묘한 해법을 보여준다. 크기의 제약을 벗어난 작품들은 2m에 육박하는 스케일을 갖고 있으며, 동시에 사진 이미지의 정체와 본질을 둘러싼 복제가능성을 정면으로 부인한다.
그런가하면 회화적 가미나 변형없이 사진 본래의 능력으로 정면대결하려는 순수 사진작가들의 노력도 만만치 않다. 언론사 사진기자로 일하기도 했던 중견사진작가 강위원씨(48)는 `중국의 초상'전을 18일까지 코닥포토사롱(708－5509)에서 열고 있는가하면, 신세대 작가 이경민 이진혁 장석균씨 3인은 `우리체질에 맞는 사진어법' 찾기에 고민하면서 `일상성'을 다룬 공동작품전 `일상으로부터'전을 15일까지 서남미술전시관(715－9306)에서 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