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이현욱 2단 ●김동면 6단
기사입력 1997년 03월 11일 15시 00분
제7보(142∼201)＝백 42를 바둑판에 두드리면서 "요즘 신예들 참 잘 둬요"하며 김 6단은 상대인 이 2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거기엔 자신이 미처 보지 못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도 내포됐음을 눈치챌 수 있다.
74까지 피차 최선을 다한 끝내기. 그럼 과연 지금의 형세는 어떤가. 극히 미세하다는 평.
줄곧 불리하던 백이 정말 무서운 끈기로 어느새 극미한 형세까지 따라붙었음을 알 수 있다. 흑으로선 아무래도 전보에서의 두번에 걸친 끝내기 미스가 백의 추격을 허용한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흑 75 때 김 6단은 잠시 갈등한다. 반집을 다투는 극미한 국면에서 미로와 같은 끝내기를 헤쳐가는 프로들이 흔히 겪는 것이지만, 자중할 것인가, 변화를 구할 것인가 하는 갈등이다.
즉 여기서 김 6단은 흑 1로 끊는 수를 본 것. 백이 덥석 받는다면 흑 3 끊는 수가 발생, 그대로 끝나버린다. 다음 흑 A, B가 맞보기.
따라서 백은 2, 4로 변신할 것이며 그렇다면 6까지 결과는 실전과 비교해 그 득실을 따져야 한다. 결과가 득도 실도 없다는 판정을 내린 김 6단.
살얼음위를 걷는 끝내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백 94가 최종 패착으로 지적되었다. 95의 곳에 두어야 했다는 것. 95의 곳은 네집 반에 해당하는 끝내기.
그렇다면 94의 곳은 거꾸로 흑 1∼7까지 흑이 두는 것과 비교해 세집 반 끝내기. 그렇다면 분명 1집 손해이며 이후 끝내기는 더이상 변화의 여지가 없다. 백으로선 참으로 아까운 한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