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 해체분위기 한보 '모처럼 경사'
기사입력 1997년 03월 10일 14시 55분
해체 위기에 놓인 프로씨름단 한보가 모처럼 `경사'를 맞았다. 팀내 한라급（100㎏ 미만）의 간판스타인 김종규（26）가 구리장사씨름대회에서 95년 창단이래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틀어 최고의 성적인 3위에 오른 것이다. 백두급（100㎏ 이상）의 염원준이 작년 한해동안 꾸준한 성적으로 신인왕에 등극했지만 그 역시 백제장사대회（10월）에서 4위에 오른 것이 고작이었다. 당초 8강안에만 들면 다행이라던 김종규가 준준결승에서 `백전노장'인 오재철（일양약품）을 2대0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오르자 얼굴에 주름살이 가실 날이 없던 박두진 감독의 표정이 씻은 듯이 환하게 보였다. 특히 준결승에서 한라급의 `터줏대감'인 장 준（LG증권）에게 먼저 한판을 따냈을 때는 "내친 김에 꽃가마까지…"하는 기대감을 갖게까지 했다. 큰 경기경험이 부족해 한라장사 3회 등극의 화려한 경력의 장 준에게 역전패 했지만 "나도 언젠가는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커다란 수확이었다. 지난 95년 한라급 선수로는 최고의 액수인 계약금 1억500만원의 몸값으로 한보에 입단한 그는 현재 92㎏인 체중을 99㎏까지만 끌어올리면 송왕진（세경진흥）과 이기수（LG증권） 장 준 등의 `강자'들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