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리] 거친 매너를 고쳐라
기사입력 1997년 03월 10일 14시 53분
"성질만 고치면 좋은 선수인데…." 오는 22일 아디다스컵대회 개막을 앞둔 전북 최만희 감독은 우크라이나 용병 비탈리（28．FW）가 마음에 걸린다. 지난 95년 8월 전북으로 이적해 12골 2어시스트를 기록, 몸값（95∼96년 3천800달러） 이상의 활약을 보였던 그의 신경질적인 성격이 언제 또 `폭발'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처음엔 거친 한국 축구판에 적응하기 위한 생존방식으로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경기의 흐름을 끊어 놓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그가 받은 옐로카드는 1장이지만 이는 사전 `예방'을 했기 때문이다. 경기중 거친 행동으로 수차례 벤치로 호출을 당했으며 동료 선수와도 불화가 끊이지 않아 30만원의 자체 벌금을 물기도 했다. 이런 징계에도 효과가 없자, 최만희 감독은 한때 귀국 조치라는 극약 처방도 심각히 고려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엔 출전 수당 신설로 상황이 달라졌다. 그래서 그라운드 매너에 별 신경을 쓰지 않은 비탈리도 감독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감독의 눈밖에 나면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어 출전 수당을 챙길 수 없다. 특히 올시즌 신인들을 대거 기용하려는 최감독의 의지도 비탈리에겐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최감독도 그의 콧대를 완전히 꺾지는 못할 것이다. 비탈리에 버금가는 스트라이커가 없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만희 감독은 "축구는 혼자하는 것이 아님을 주지시키고 있다"며 "올시즌엔 성숙한 매너를 보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