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클리닉] 유채꽃밭에서 피는 '운우지정'
기사입력 1997년 03월 10일 14시 24분
요즘은 좀 덜 하지만 그래도 신혼여행하면 제주도를 떠올리게 된다. 제주도에 신혼여행을 간 신혼부부들은 거의 유채꽃밭에서 사진을 찍고 유채꿀을 사가지고 돌아온다. 유채야말로 정력제로 꼽히니 신혼여행지로는 제격이라 할 수 있다. 도가에서 오훈채의 하나로 꼽는 게 바로 유채다. 장다리처럼 줄기가 솟는다 해서 운대라 하며, 겨울을 지나도 얼어 죽지 않고 좀벌레를 막는 작용이 있다 하여 한채라 하고, 꽃이 피기 전에 여린 잎과 줄기를 기름에 튀겨 먹는다 하여 유채라고 부른다. 노란꽃이 지고 나면 열매가 맺고 이것이 익으면 씨를 퉁겨낸다. 씨는 작으며 흑갈색인데 기름을 짜서 식용한다. `식료본초'에서는 유채씨가 몽정에도 좋다고 했다. 운대는 그야말로 운우지정의 무대와 같다. 운우의 신은 한방 약물학의 시조인 신농의 세딸 가운데 한명인 요희다. 요희는 요염한 육체로 아름답게 자랐지만 불행하게도 처녀 귀신이 된 뒤 요초가 되어 고요산 중턱에서 노란꽃을 피웠다. 그 꽃의 열매를 따 먹으면 누구나 이성의 사랑을 받게 된다고 하였다. 천제는 요희를 가련하게 생각하고 기암절벽 봉우리가 절경을 이루고 있는 양자강 북쪽 쓰촨성의 무산에 보내 운우의 신으로 격상시켰다. 운우의 신이 된 그녀는 아침에는 한조각 아름다운 구름으로 산령협곡을 소요하고, 저녁이면 소소한 밤비로 변해 산곡 사이를 적시면서 욕구불만을 달랬다. 그러던 어느날 전국시대초 회왕이 호북성 운몽택에서 놀 때, 고당이라는 높은 누각에서 그녀와 하룻밤을 즐기게 되었다. 그날의 열락을 잊지 못한 회왕은 고당 근방에 조운이라는 묘를 세워 그녀의 영혼을 위로했다. 그래서 지금도 남녀 사이의 육체적 사랑을 운우지정이라 하며, 육체적 관계를 운우지교라 하고, 그 관계에서 얻어지는 즐거움을 운우지락이라 한다. 운대는 운우지정에서 무대 같은 것이라 했다. 요희의 화신이 요초요, 노란 요초꽃 열매가 미약이었던 것처럼 운대, 즉 유채의 노란꽃과 그 열매가 또한 미약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