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복권] 행운에는 국경이 없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09일 15시 23분
`해외복권'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관광길에 재미삼아 한두장씩 사오던 외국의 복권들이 인터넷을 통해 국내시장에 진출, 이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복권 구입을 대행해주는 업체는 물론 전문잡지까지 등장했다. 지난해말 창간한 계간지 `해외복권'의 경우 지금까지 80여명의 독자들에게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의 복권을 우편을 통해 구입대행해줬다. 이 회사 이정기 편집인（38）은 "자영업자나 연구원 약사 등 고소득의 인텔리 계층이 대부분이며 1인당 평균 15만원어치씩 구입했다"고 말했다. 해외복권 구입에 대해서는 외환관리법에 관련규정이 있기는 하나 1회에 500달러 이하를 구입할 경우엔 전혀 제재를 받지 않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가 인터넷의 복권사이트를 뒤진뒤 신용카드 결제 방식으로 해외 복권을 구입하고 있다. 또 해외여행길에 복권을 사온뒤 인터넷 등을 통해 당첨여부를 확인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복권은 3천∼4천원선. 이를 구입하는데 인터넷을 통할 경우 10일, 대행업체를 통하면 15일 가량 소요되며 결과는 즉시 알 수 있게 돼 있다. 해외복권를 구입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은 국내복권에 비해 당첨금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즉석복권의 경우 국내 최고 당첨금액은 2천만원에 불과하나 호주는 4억5천만원까지 탈 수 있으며 국내에 없는 `온라인' 복권은 이보다 더욱 커 미국의 `6/51 슈퍼로토'는 최고 1천16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복권에 당첨될 경우 해당국에서 최고 30％가량의 세금을 공제하는데 국내에서 당첨자가 나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외복권은 또 복권번호가 이미 정해져 있는 국내복권과 달리 구매자가 번호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복권애호가들의 구매심리를 부추기는요인이 되고 있다. 불황의 터널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복권마저 외국에서 들여온다는 것에 대한 개탄의 소리도 없지 않다. 회사원 이모씨（27．서울 강남구 개포동）는 "해외복권 애호가들 가운데엔 만에 하나 고액에 당첨될 경우 어마어마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괘변을 늘어놓는 사람도 있다"며 "국내 복권도 선진국 수준에 걸맞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