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파노라마] 1.5t 매달려도 거뜬 '슈퍼 림'
기사입력 1997년 03월 08일 15시 39분
사람이 점프해서 착지할 때 받는 충격은 보통 몸무게의 6배 정도라고 한다. 몸무게가 70㎏인 사람이 점프해서 착지할 경우 무릎이나 바닥에 전달되는 하중은 약 420㎏이 된다는 얘기다. 농구선수들이 투핸드 덩크슛을 성공시킨 뒤 림을 잡고 늘어질 때도 체중의 6배에는 이르지 못하더라도 상당한 충격이 농구대에 전달된다. 특히 거구의 외국인 선수가 슬램덩크를 내리꽂을 때면 림이 백보드에서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것 처럼 위태롭다. 국내서는 지난 94년 8월 미국 사우스 캘리포니아대와의 초청경기서 문경은（현 상무）이 림을 구부러뜨린 예가 한차례 있었지만 （）서는 심심찮게 그런 사고가 일어나곤 한다. 체중 135㎏의 `괴물센터' 샤킬 오닐（ ）은 지난 시즌서만 농구대를 3개나 `콩가루'로 만들어버려 농구대 제작회사를 즐겁게 했다. 프로농구 출범을 앞두고 （）은 0.1t에 육박하는 용병들의 덩크슛을 염두에 둬 스포츠용품 전문 제작업체인 동화과학에 프로농구 전용 농구대를 특별주문했다. 대당 가격이 1천300만원으로, 웬만한 중형승용차 1대 값에 해당하는 전자동 기계식 농구대는 림과 백보드 사이에 2중 압축 스프링을 내장, 선수들이 덩크슛을 성공시킨 후 매달리더라도 20도까지 휘어지도록 설계돼 있다. 또 백보드와 농구대 몸체는 기계식 실린더로 연결, 1천500㎏까지 버틸 수 있어 백보드 전체가 떨어져나가거나 농구대가 주저앉는 사건은 여간해선 일어나지 않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 농구대의 약점은 아크릴 백보드여서 심한 충격이 가해질 경우 림은 부서지지 않더라도 백보드가 깨질 가능성은 있다. 은 농구대가 부서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을 비롯해 지방 경기장까지 예비 농구대 1개를 경기장 한켠에 비치해 놓고 있다. 물론 덩크슛으로 농구대를 박살내더라도 선수에게는 배상책임이 없다. 선수는 `기물 파손자'라는 오명보다는 오히려 한국 프로농구 최초의 `백보드 버스터'란 명성과 함께 각종 광고섭외에 시달릴 게 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