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수첩] 성숙해지는 우리뮤지컬 확인시킨 축제
기사입력 1997년 03월 07일 14시 30분
스포츠조선 주최로, 지난 5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진 제3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은 하나의 뮤지컬 축제였다. 그것은 각부문상 시상과 더불어 지난 한해동안 공연된 히트 뮤지컬이 잇달아 하이라이트로 선보여, 관중들에게 상만주고 받는 시상식의 따분함을 불식시킨 재미있고 흥미로운 쇼였기 때문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화려한 개막쇼를 펼친 서울시립가무단은 이번 시상식을 위해 전단원들이 특별연습을 하고 음악녹음을 새롭게 하는 등 애를 썼다. 또 극단 가교는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중 파리카페 장면을 우상민을 비롯한 8명의 배우들이 참가, 시상식장을 한층 빛내주었다. 삼성영상사업단의 코러스팀들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뮤지컬 스타들 역시 이번 시상식을 위해 며칠씩 개인연습을 했다. `에비타'의 아리아를 부른 김성녀, `오직 너'를 부른 남경주－최정원, `사랑에 빠질때'의 남경읍－이정화, `오페라 유령'을 들려준 김민수와 강효성은 그들이다. 또 텔레비전 방송을 위해 비오는 날 촬영협조를 해준 주원성도 빼놓을 수 없는 숨은 공로자다. 무대뒤에서는 분장가 손진숙씨와 강경화씨가 200명에 달하는 출연진 분장을 맡아 땀을 흘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번 시상식을 훌륭한 축제로 만든 것은 단역배우들이었다. 이들은 시상식을 앞두고 분장실은 물론,무대뒤 등 구석진 곳에서 홀로 춤연습을 하는 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것. 또 출연을 위해 정규공연을 한회 쉬고 전출연진이 참가한 에이콤－ 공동제작의 `겨울 나그네'팀 그리고 시상식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준 서울뮤지컬컴퍼니 등은 한층 시상식을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시상식 스태프진들도 박수를 보내야하는 사람들. 전체진행을 무리없이 끌고 간 윤호진(연출), 무대뒤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한 김영수(기술감독)－이현우(무대감독), 조명과 음향을 맡아 준 국립극장의 김인철 오진수가 그들이다. 시상만을 위해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참석해준 손숙 윤소정 정경순, 연극 `태' 리허설 도중 시상을 해준 국립극장의 정상철, 한희정의 정성도 아름다웠다. 1866년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뮤지컬인 `검은 옷의 괴조'가 탄생한 1백주년이 되는 1966년 `살짜기옵서예'로 시작, 이제 30년을 넘어선 한국 뮤지컬. 이번 시상식은 이제 우리뮤지컬이 성숙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 현장이었고 한편의 드라마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