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이현욱2단●김동면6단
기사입력 1997년 03월 06일 15시 18분
제3보(31∼53)＝전보에서 언급했듯이 흑 31은 백이 52에 받아주면 32에 꼬부리겠다는 의도. 따라서 백 32는 흑의 의도에 반발한 기세인데 흑 33이 과했다. 김 6단도 국후 후회한 수로 흑 1의 한칸 응수가 이 경우 적절했다.
백 2．4로 끼워 이으면 손빼고 흑은 5의 요처에 선착할 수 있어 호조의 국면. 그렇다고 백 2．4를 생략하고 백 A로 받는 것은 흑 4 호구가 워낙 급소라 백으로선 견딜 수 없는 곳.
흑 33으로 둔 까닭은 흑 37 때 백이 그냥 40으로 잡으면 그 때 `가'에 둘 생각이었던 것. 그런데 백 38로 먼저 끊어온 수가 임기응변이었다. 보통의 경우 흑 39로 뻗게 만들어 프로로선 상상키 어려운 대 이적수.
그러나 지금은 무엇보다 선수를 뽑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이런 변칙수가 이런 경우 적절했다고 한다. `차마 이런 수는 못두겠지'하는 프로의 맹점을 프로가 역으로 찔러간 셈이다.
어쨌든 흑 41의 가일수가 필요할 때 백은 의도대로 42에 벌려갈 수 있어 뜻을 이룬 셈이다. 흑 43은 약삭빠른 지킴. 실리로서도 클 뿐 아니라 이렇게 지켜놓고 좌변 침투를 엿본다.
백은 44 선수행사를 한 뒤 46에 두칸 뛰었는데 이 수가 국후 지탄을 받은 수였다. 너무 밋밋하다는 평. 최소한 백 1 정도의 축머리는 활용해야 한다는 중평.
그러면 5까지 진행이 예상되는데 이것이 실전보다 하변 백 모양이 활발한 것은 불문가지.
흑 47이 축머리 대비를 겸한 멋진 감각. 그런데 여기서 백은 53까지 무엇을 두었는지 알 수 없는 결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