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다격-수비-러닝
기사입력 1997년 03월 06일 14시 18분
"특, 특, 특자로 시작되는 말은?" "특수, 특타, 특런, 특케이지, 특펑고！" LG 오키나와 전훈캠프의 쌍둥이들은 `특별 대우'의 홍수속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다. 이름도 거창한 특별 훈련조의 그물망이 촘촘하다. `특히' 야수들은 단 하루도 특별 대우의 늪을 피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 특별 수비조, 특별 타격조（프리배팅）, 특별 러닝조, 여기에 `특별 케이지조'의 희한한 이름까지 등장했다. 케이지 속에 들어가 티배팅을 쳐대는 특타 훈련이다. 투수들을 위해서는 일명 `아메리칸 펑고'라는 특별 수비훈련이 마련됐다. 20분 동안 200개 이상의 펑고를 정신없이 받아내야 한다. 오전 8시30분, 숙소 주변 산책으로 시작하는 오키나와 캠프. 오후 늦게 한차례, 짤막한 낮잠을 청할 1시간반 정도의 `비몽사몽'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선수들은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제방 문지방을 제대로 구경한다. "탈 7위의 몸부림이 이만은 해야죠?" 남들은 `우승후보'라고 입방아지만 천보성감독은 `작년 7위'의 꼬리표를 한시도 잊은적이 없다. 박종호 송구홍 등 주전 내야수는 하루 2개조씩 특훈조가 걸리는 일도 예사. "기절할 노릇"이지만 꾸역꾸역 따라가다 보면 "다 해야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단다. 받기 싫다는데도 자꾸 손에 쥐어주는 골드 신용카드 같다. 반가운 특별 대우는 아니지만 결국 시즌이 시작되면 `피가 되고 살이 된' 훈련량을 요긴하게 써먹을 것이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