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뚝 떨어진 체력앞엔 10억 당근도 허사
기사입력 1997년 03월 05일 15시 01분
뚝 떨어진 체력 앞에서는 `10억 당근'도 소용이 없었다. 현대자동차써비스는 슈퍼리그 시작전 프로 아마를 통틀어 국내 스포츠사상 최고액인 10억원의 우승포상금을 내걸었다. 구단측은 지난해 현대 입단을 약속했다가 막판에 삼성화재로 U턴한 `갈색 폭격기' 에게 건넨 가계약금 10억원을 돌려받는 대로 몽땅 우승상금으로 재투자하겠다고 밝혔었다. 이같은 약속이 현실화될 경우 현대선수들은 국내 스포츠사상 최고액의 우승포상금을 받게되는 셈이었다. 지난해 프로축구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던 현대자동차 축구단의 6억원, 프로야구 우승팀 해태가 받은 5억원의 포상금을 감안하면 엄청난 액수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같은 파격적인 우승현상금 공약은 `공약（空約）'이 돼버리고 말았다. 이미 파김치가 될대로 된 선수들에겐 눈앞에 아른거리는 `10억원'도 신기루에 불과했다. 30줄을 코 앞에 둔 노장선수들이 주축이 된 현대차써비스 선수단엔 구단측이 연일 제공했던 뱀탕과 말레이시아산 신비의 약초인 통캇알리의 `약발'도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현대 감독은 삼성화재와의 최종결승전 기간중 "선수들도 파격적인 우승현상금이 내걸린 것을 잘안다. 하지만 몸이 안따라주는 걸 어떡하겠는가. 꼭 이기겠다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며 곤혹스러워 했었다. 레프트공격수 하종화 센터 제희경 윤종일 등이 모두 28세의 노장들이라 매일 쉬지 않고 경기를 거듭하는 5전3선승제의 최종결승서 모두 녹초가 돼버렸다는 것. "`10억고지'가 바로 저긴데 여기서 멈출수는 없다！" 현대 선수들의 외치던 구호는 이제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