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결산(1)] 삼성화재 창단 첫우승 돌풍
기사입력 1997년 03월 05일 15시 00분
삼성화재의 우승은 `최연소팀의 반란'이었다. 실업 1∼2년차로 구성된 `어린'선수들이 슈퍼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현대자동차써비스와 고려증권 등을 차례로 꺾고 첫 출전에 대권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3．4（3월4일）거사'는 어떻게 이뤄졌으며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 97한국배구 슈퍼리그 결산을 시리즈로 엮는다. 삼성화재의 `갈색 폭격기' 신진식（22）은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해 11월 배구계에 엄청난 회오리를 일으키며 삼성화재에 전격 입단한 신진식（당시 성균관대 4년）. 그의 처리문제를 놓고 구단측은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이미 현대차써비스측이 "과 현금 10억원에 가계약을 했다"고 발표해 의 몸값은 `10억원+알파'가 정설처럼 돼버렸다. 삼성 신치용 감독은 다른 선수들에게 미칠 `상대적 박탈감'（객관적인 조건과는 관계없이 자신의 현재 상황이 주위의 다른 이들에 비해 불리하다는 의식）을 상상하며 밤잠을 설쳐야 했다. 주위에선 팀워크 등을 내세워 "신진식 스카우트는 오히려 악재"가 될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삼성 선수단에는 팽팽한 위기감이 감돌았다. 보다 한해 먼저 입단한 `월드스타' 의 계약금이 4억원, 스타센터 는 불과 2억7천만원. 선수단에 감돌기 시작한 `냉소주의'를 수습하지 않는 한 삼성화재의 추락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신치용 감독은 각개격파로 나섰다. 선수들과 1대1로 만나 밤을 새워 토론하며 위화감 해소에 온몸을 던졌다. 신감독의 이같은 노력은 곧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감독님,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돈이 전부가 아닙니다." 은 오히려 시름에 잠긴 신감독을 위로했다. 다른 선수들을 만날때마다 자신을 발가벗기며 속내를 털어놓는 의 처신도 `냉소주의' 타파에 큰 몫을 했다. "그래, 얼마나 마음고생이 컸겠니. 우리 한번 똘똘 뭉쳐보자." `뜨거운 감자'를 내던진 삼성 선수단엔 거칠게 없었다. 창단 483일만에 이룬 삼성화재의 `최연소 반란'은 이때부터 잉태되기 시작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