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타일기] 이민영 (13)
기사입력 1997년 03월 05일 14시 39분
TV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참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엄마의 죽음을 통해 가족들이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난 거기서 연기 대선배인 나문희, 씨의 큰 딸로 나왔다. `세상에서…'을 찍는 내내 너무 많이 우는 바람에 눈이 퉁퉁 부어 고생을 했다. 단 한가지 좋은 것은 대본이 너무나 좋아서 눈물을 짜내느라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냥 카메라만 돌아가면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으니까. 지금 다음 작품으로 준비 중인 TV 새 주말드라마 `내가 사는 이유'도 그때 연을 맺었던 분들과 다시 하는 것이다. `내가 사는 이유'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쓰셨던 노희경 작가와 박종 PD가 다시 손을 잡은 작품이다. 내가 맡은 역은 지역 유지의 딸로, 언니와 사랑의 라이벌이 된다. 약간은 청각 장애가 있는 인물이어서 수화도 배워야 한다. 가끔 그런 질문을 받는다. "너도 이젠 화려한 역을 맡아서 스포트라이트 받으며 돈도 벌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론 인기 절정에 오른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인기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보다는 오랜 세월 사랑 받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그래서 작품을 고를 때 내가 얼마나 튈 수 있나 보다는 얼마나 대본이 좋은가를 더 많이 생각한다. 우리 엄마도 내가 탤런트 생활을 시작할 때 그런 얘기를 해주셨다. 사람들이 이웃집 누나 또는 동생 같이 친근감을 느끼는 연기자가 되라고. 이쯤에서 나의 일기를 끝내야겠다. 최대한 솔직하게 나의 지나간 시간들에 대해 얘기하려고 노력했는데,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는지 모르겠다. 이후 좋은 연기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약속드리며 이 글을 끝마치겠다. *스타일기의 연재는 지면사정으로 당분간 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