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클리닉] 백마의 음경 예전엔 정력제로 쓰여
기사입력 1997년 03월 05일 14시 31분
`말이 죽은 집에 소금 닳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우리도 말을 먹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뿐아니라 중국에서도 말고기를 즐겼다. 그런데 너무 좋아하다 보니 말이 줄어들어 식용을 금지해야 할 정도였다. 우리나라나 중국의 말은 모두 작았다. 기원전 4세기 쯤부터 중국에서도 전쟁에 말을 썼는데, 너무 작은 탓에 한무제는 북방의 흉노에 대항하기 위하여 서방에서 준족명마를 얻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그토록 소중한 말을 잡아 먹는다는 것은 전력의 큰 손실이었기에 식용을 금지했던 것이다. 말고기를 먹었다는 사실은 여러 기록에서 드러난다. 이나 페르시아에서는 생일처럼 큰 잔치 때 말을 잡았으며, 그리스 사람들은 말고기 맛을 모르는 기독교인들을 비웃었다. 중국의 고서 `예기'에서는 밤에 우는 소의 고기에서는 썩은 나무 냄새가 나고, 털이 차고 털끝이 솜처럼 뭉쳐 있는 양고기에서는 노린내가 나며, 다리 안쪽에 털이 없고 벌건 개의 고기에서는 누린내가 나고, 등마루가 검고 정강이털이 아롱진 말고기에서는 땅강아지 냄새가 난다고 했다. 에서는 말의 허리, 엉덩이, 넓적다리가 가장 맛있다고 하였으며, 고려의 요승 신돈은 검은 닭과 흰말을 먹고 양기를 북돋웠다는 기록이 있다. 흰말 가운데서도 순백을 으뜸으로 꼽았다. 말을 잡아 고기를 발라 내면 우선 맑은 물에 담가 독을 빼 버리고 피를 깨끗이 씻어낸 다음 삶았다. 말의 피가 사람의 살 속에 들어가면 금세 종기가 생긴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말고기, 말의 심장, 가죽, 간, 젖 등이 모두 식용이나 약으로 쓰였으며 음경은 훌륭한 정력제로 쓰였다. `소씨병원후론'을 보면 물개의 음경으로 발기불능과 정액결핍증을 다스린다 했고 야생마의 음경으로 발기불능을 다스린다는 내용이 있다. 봄에 말의 음경을 베어 그늘에서 100일 동안 말려 쓰거나 동으로 만든 칼로 일곱조각으로 쪼갠 뒤 양의 피를 발라 반나절 동안 찐 다음 햇볕에 말려 썼는데, 이때 음경의 가죽은 버렸다. 그렇지만 요즘은 백마를 키우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이 약재의 약효를 보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