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희] 좋은 방송 위해서라면
기사입력 1997년 03월 05일 14시 29분
"좋은 방송을 하려면 전화요금 정도는 감수해야죠." 케이블TV 음악채널 (ch 43)의 `카운트다운 팝스 43'을 진행하고 있는 고주희는 요즘 국제전화를 자주 건다. 생생한 정보를 얻기 위해 캐나다에 남아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현지'에서의 상황이나 인기 아티스트들의 뒷얘기를 듣기 위한 것. 물론 전문잡지 `빌보드'나 `롤링스톤'도 매주 빼놓지 않고 읽는다. `카운트다운…'이 자체조사에서 시청률 1위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도 이런 노력 덕분. 요즘 고주희는 스페인어 공부에까지 손을 뻗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캐나다 교포출신인 고주희가 이미 4개국어에 능하다는 건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사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불어를 `할줄 안다'수준이 아니라 각각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 말로 동시통역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래서 `꿈은 어느 나라 말로 꾸니'란 질문도 받아요. 친구들 얘기론 급하면 영어가 제일 먼저 나오는것 같대요." 3년전엔 미숙했던 우리말도 이제는 4자성어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갈 정도. 그래도 연기를 할때면 가끔 귀에 거슬린다는 말도 듣는다. "발음이 안된다기 보단 아직 연기력이 부족해서 실수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그런데도 `쟨 아직 한국말이 안돼'라는 말을 들을때 좀 기분 나쁘죠." 간호사로 출연했던 TV `의가형제'는 당초 기대처럼 연기를 배울 기회는 없었고 그저 좋은 선배들을 많이 알게 된 것 정도를 소득으로 꼽는다. 수업 빠지기 힘들기로 소문난 재학생이다 보니 개강후의 방송활동은 자연히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 장래 희망은 방송 앵커지만 당장 연기에 대한 매력도 진하게 느껴 시간이 아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