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행웅] 클린턴대통령도 내 제자입니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04일 15시 36분
재미태권도협회 이행웅 회장（59．아칸소주 거주）이 한국방송공사의 제5회 해외동포상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돼 3일 내한했다. 미국인들의 삶 깊숙이 태권도를 전파시킨 공로로 4일 시상식에서 2만달러（약 1천740만원）의 상금을 받은 그는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태권도 스승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62년 미국으로 건너가 77년 아칸소주 리틀록에 정착한 이후 클린턴 대통령과 직－간접으로 관계를 맺기 시작한 그는 클린턴이 92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백악관에 3번이나 초청받기도 했다. 이회장이 지난 83년 창시한 품새 이름인 송암（松岩）도 아칸소의 주목（州木）인 소나무와 `작은 바위'란 뜻의 리틀록에서 따온 것. 이회장은 현재 미국내 800개 도장에 15만 회원을 거느린 ATA（미국태권도협회） 프랜차이즈의 총수이기도 하다. 작년 3월 정식 등록한 ATA 프랜차이즈는 태권도에 마케팅 기법을 적용한 이른바 `기업형 도장'. 도장 개설과 운영을 대신해 주고 유지관리비를 제외한 수입을 본부로 가져가는 형식이다. 이회장은 "가맹점 형태는 실패할 확률이 적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고도 갈 곳이 없는 한국의 청년 지도자들에게 좋은 일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회장의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해선 태권도를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시켰다는 비난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이회장은 "태권도가 엘리트 체육으로 머물수록 저변확대가 어렵다"며 "대중속에 깊이 뿌리내리기 위해선 태권도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게 필수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회장이 창시한 송암품새가 `세살부터 여든까지'를 모토로 한 일종의 사회체육 프로그램을 지향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이회장은 앞으로 외국인 제자들에게 태권도 종주국의 면모를 자랑할 수 있는 태권도 메카를 국내에 건립한다는 목표아래 부지를 물색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