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식] 역시 재간꾼
기사입력 1997년 03월 04일 15시 34분
대표팀의 `재간둥이' 최문식（26．상무）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출중한 기량에 비해 별반 유명세를 타지 못했던 그가 최근 열린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1차예선 2경기를 통해 일약 한국축구의 중심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전（2월22일）과 태국전（3월2일） 연속 헤딩골. 예상밖의 고전으로 국민들이 애간장을 태울 때 터뜨려준 후련한 쐐기골이라 그런지 오랫동안 짜릿함을 남긴다. 그렇다고 그에게 주어진 기회가 많았던 것은 결코 아니다. 2경기 모두 후반에 투입된데다 그가 뛴 시간을 합쳐봐야 고작 64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활약이 유난히 돋보였던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주어진 시간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승부를 내버리는 무서운 집중력과 정신력. 최문식의 악착같은 몸놀림은 한국축구 특유의 근성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최문식에 대한 차범근 감독의 평가가 달라졌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최문식의 활약이 이제부터라는 점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나 골잡이 등 소화해 낼 수 있는 역할이 다양한데다 특히 `본업'인 플레이메이커로 나섰을 때 그의 위력은 배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침착한 경기운영, 정교한 볼처리, 넓은 시야. 한껏 무르익은 최문식의 기량은 프랑스로 향하는 `차범근호'의 순탄한 항해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