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규] 색다른 변신
기사입력 1997년 03월 04일 15시 29분
`변신의 귀재' 오대규가 또다른 야누스 연기자로 색깔을 바꿨다.
SBS 1기 간판스타인 그는 활동터전을 옮겨 KBS 2TV 월화 미니시리즈 `폭풍속으로'에서 80년대 고뇌하는 젊은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낙방을 거듭하는 가난한 사법고시생으로 한 여자()를 두고 친구()와 갈등을 겪는 등 80년대식 `사랑과 야망'의 주인공으로 변신한 것.
출세에 대한 야망과 불안한 현실, 그리고 여인과의 애틋한 사랑이 뒤섞이면서 인간의 이중성 내지는 원초적 본능을 보여줘야하는, 어려운 역할이다.
잘나가던 친구()가 삼청교육대에서 죽고 남겨진 여인()을 맡으면서 정치인으로서의 화려한 대변신이 그가 맡은 역할이다.
그동한 보여주었던 이미지가 도회풍의 핸섬보이였다면 이번엔 폭풍의 언덕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야망을 불태우다가 고뇌하고 좌절하는 질풍노도의 모습을 보여 시선을 끈다.
"복잡한 내면세계를 표출해야하는 연기여서 꽤 고심하고 있어요. 늘 하듯이 이번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연기혼을 모으고 있어요."
연극영화과 출신(중앙대)답게 연기이론이 풍부한 그는 대화도중 연기를 하듯이 자신의 각오를 다듬는다.
`폭풍속으로'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정치불안기인 80년대를 시대배경으로 두명의 남자와 그 사이에 낀 여자가 주인공으로 출세와 사랑, 배신과 갈등이란 상극하는 감정을 의식의 흐름 수법으로 전편에 깔고있는 사회심리극.
"넌 나의 전부니까 그냥 놔둘 수 없어"라며 친구애인에게 보내는 사랑의 메시지는 연기파 오대규의 트레이드 마크로 방송가 유행어가 될 듯.
80년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강원도 철원과 춘천 등지에서 야외촬영이 이뤄져 연기자로서는 여간 고단한 일이 아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