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완급 피칭이 성공열쇠
기사입력 1997년 03월 03일 15시 18분
`포르테시모（아주 빠르게）, 피아니시모（아주 느리게）.'
주니치 （34）이 올시즌 구속을 조절하는 `완급 피칭'에 나섰다.
작년 시즌 이 고전한 가장 큰 이유는 단조로운 구질 때문이었다.
게다가 구장 곳곳에 비디오 카메라와 컴퓨터로 무장한 스코어러들을 배치, 철저히 분석하는 일본 프로야구 특유의 `현미경 야구'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의 구질은 직구 또는 슬라이더, 코스는 바깥쪽으로 점칠 수 있어 타자들의 노려치기가 많았고 실제로 효과를 거뒀다.
또 140㎞대의 직구를 노리고 있다가 130㎞대의 빠른 슬라이더가 들어 오더라도 스윙 스피드가 빠르고 손목 힘이 좋은 타자들의 타구가 빗맞은 안타로 처리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은 올시즌 공배합을 달리할 예정이다.
150㎞의 강속구와 130㎞대의 슬라이더에 덧붙여 110㎞대의 느린 커브와 싱커, 반포크볼을 곁들인다.
지난 1일 차탄구장의 시범 경기 오릭스전에서 3번 이치로를 투수앞 땅볼로 잡아낸 공배합이 그 실험이었다.
초구는 147㎞ 직구, 2구째는 110㎞대의 커브로 구속 차이가 30㎞가 넘었고 이치로의 방망이가 늦어 힘없이 굴러가는 땅볼이 된 것.
또 이같은 공배합은 상대팀 스코어러들에게 직구와 슬라이더 외에 다른 구질도 던진다는 것을 `시위'함으로써 혼동시키는 효과도 있다.
은 "각도가 무딘 137㎞의 슬라이더는 타자 입장에서 147㎞의 직구와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110㎞의 커브나 싱커는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데 효과적이다. 시범 경기를 통해 계속 시험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느린 변화구를 섞은 공배합으로 완급 조절 피칭을 시작한 이 올시즌 마운드에서 `V 행진곡'의 멋진 화음을 연주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