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공화국] 대통령의 고뇌 (2)
기사입력 1997년 03월 03일 14시 34분
`일반적으로 덜 된 정권이 들어서면 영락없이 내놓는 것이 개혁이다. 그런데 그 개혁이 가장 위험한 것'이라고 정치학자 토크빌은 지적한 바 있다. 개혁！ 개혁！ 임기내내 5년동안 대통령은 줄기차게 개혁을 부르짖었지만 부패의 온상은 언제나 최측근이었다. 안보,안보,했지만 국방장관이 일개 무기 브로커에게 농락당한 것도 정부였다. "정치는 말로 하는게 아니다. 말은 아끼고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그는 잠깐 시정을 맡고 있는 을 생각하고 있었다. 과묵하지만 무섭게 일을 추진하는 그의 행정력, 그리고 해박한 경제지식. "그래 행정은 그렇게 하는 거야." 6공시절 황태자로 불리며 많은 화제를 뿌렸지만 `내각제'를 줄기차게 부르짖었던 머리좋은 정치전략가 도 머리에 떠올랐다.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 한때 YS에 의해 보복성 옥고를 치르기도 했지만 그래도 신선한 아이디어와 풍부한 국정경험이 큰 장점이다. 정치행보가 세련되지는 못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매력 있는지도 모른다. `내각제'와 `대통령제'도 신임 대통령이 풀어야 할 과제다. "대통령제는 함정이 너무 많아. , , , …. 따지고 보면 모두 대통령제의 희생자야. 권력구조가 그렇게 만들거든." 권력구조가 대통령제의 단점이기는 하지만 남북 대치상황을 생각하면 내각제에도 위험은 있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두 방법중 하나는 분명히 선택해야 한다.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식 집행부와 경호원의 안내를 받으며 단상 위로 올라섰다. 우레같은 박수가 터져나왔고 보도진들의 카메라가 일제히 불꽃을 터트렸다. 앉아있던 대통령과 내외 귀빈들이 일어나 새 대통령을 맞아주었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채 대통령시대는 막을 고하고 국민들의 기대와 설렘 속에 `제 8공화국'을 이끌어갈 새 대통령의 취임식이 시작되었다. TV를 지켜보는 국민들 마음은 모두 약속이나 한듯 한가지로 몰려 있었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이제 장사가 좀 되려나? 휴, 정말 경제적으로 힘들었어." "한보사태 다시 밝혀야 하는 거 아냐? , 처럼 책임질 일 있으면 져야 하고…. 92년 대선자금 한푼도 안받았다는데 그것도 한번 더 확인해야 하고…. 참… 난 정말 YS 사랑해서 적극적으로 지지 했는데." "야당하고 상의도 좀 하고 국민들 생각이 뭔지 귀담아 듣기라도 했다면 좋았을 걸…. 대통령의 풀죽은 모습 보니까 좀 안됐다." "평생 꿈꾸던 대통령직이었는데…. 조금만 잘 했으면 정말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 될 절호의 기회를 놓쳤어." "인 정말 괜찮은 거야?" 그때 대통령의 취임선서가 우렁차게 들려오기 시작했다."나는 국헌을 준수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