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투수들] 제2의 노모 꿈꾼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03일 13시 42분
노모의 미국 진출 2년이 지난 현재 미국 프로 야구 메이저 리그 합류를 노리며 스프링 트레이닝에 뛰어든 일본 출신 투수는 11명에 달한다. 이같은 상황은 일본 투수들의 상당한 자질과 함께 메이저 리그의 투수난을 그대로 대변해 준다는 평을 듣고 있다. 미국 언론은 이 현상의 원인으로 메이저 리그팀이 30개로 늘어나 투수가 절대 부족하고, 어린 나이부터 커브볼을 구사하는 경향으로 미국에서 강한 어깨의 투수들이 사라져가는 풍토에 중점을 두려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단장 케빈 타우어스의 말처럼 일본 투수들은 뛰어난 자질과 제구력을 구비하고 있다는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 64∼65년에 마사노리 무라카미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구원 투수로 활약한 이래 일본 투수가 다시 야구 본토를 밟는데는 30년이 걸렸다. 그러나 노모의 선풍은 곧바로 일본 투수들의 메이저 리그 진출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 야구계에서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슈는 일본 최고의 투수라는 이라부 히데키(27)가 어떤 유니폼을 입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의 일본 소속팀이던 치바 롯데 마린스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그의 권리를 이양한 상태지만 뉴욕 양키스가 이라부를 자유 계약 선수로 인정하라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자유계약선수가 된다는 점에서 이라부는 아직 2년을 채워야 자유계약선수가 되므로 일본 구단들은 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선수들이 자유롭게 미국으로 진출한다면 자칫하다가는 일본 야구가 메이저 리그의 동양 마이너 리그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메이저 리그 커미셔너 오피스에서는 조만간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을 예정이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메이저 리그에서 주목을 받는 일본 투수는 6명선이다. 노모는 이미 스타로 자리잡았고, 애나하임 에인절스의 하세가와 시게토시, 양키스의 마에다 카쓰히로, 시애틀 마리너스의 스즈키 마코토, 그리고 보스턴 레드삭스가 계약한 로빈슨 체코 등이 메이저 리그에서 뛸 자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모와 `제2의 노모'를 노리는 선수들을 소개한다. ▲노모 히데오(28．우완) 긴테쓰 버팔로스에서 ＬＡ 다저스로 적을 옮긴 노모는 95년 신인왕에 지난 시즌에도 16승11패, 방어율 3.19를 기록했고, 96년 초 440만달러에 3년 계약을 했다. ▲이라부 히데키(27．우완) 이라부는 시속 160㎞에 가까운 강속구에 체인지업,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을 구사하며, 제구력과 체력도 뛰어나 최고의 재목으로 눈길을 끌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자유계약선수가 되려면 2년이 남았다. ▲하세가와 시게토시(29．우완) 오릭스 블루 웨이브로부터 자유계약선수로 인정받은 하세가와는 35만달러에 계약을 했는데 누구도 따르지 못하는 제구력을 지녔다는 평이며, 에인절스는 일단 중간 구원으로 그를 점찍었으나 본인은 선발을 원하고 있다. ▲로빈슨 체코(25．우완) 도미니칸 공화국 출신으로 일본에서 출세해 미국으로 진출한 체코는 이라부에는 약간 못미치지만 강속구와 제구력을 겸비한 재원으로 기대를 모은다. ▲스즈키 마코토(22．우완)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를 뿌리는 스즈키는 사실 노모보다 일찍 미국에 진출한 선수로 부상에서 회복돼 올 시즌 메이저 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마에다 카쓰히로(25．우완) 데니스 로드맨을 연상시키는 잦은 머리 염색으로 유명한 그는 시속 150㎞의 직구를 던지며 제구력이 부족했으나 지난 시즌 중반 양키스와 계약을 한 이래 마이너 리그와 폴 리그에서 자질을 가다듬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