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스타일기] 이민영 (10)
기사입력 1997년 03월 02일 23시 23분
나는 운전면허가 없다. 당연히 차도 없고. 그래서 제일 고생하는 사람은 우리 엄마다. 매일 방송국까지 나를 `배달'해주시는 것은 물론, 녹화가 끝날때쯤 녹화장에 와서 나를 기다리시느라 개인 생활을 거의 못하신다. 그리고 제작진들 고생도 이루 말할 수 없다. 내가 운전하는 장면만 나오면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 연말 특집극 TV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찍을 때다. 내가 운전을 하는 차로 온 가족이 놀러가는 장면을 찍어야 했다. 벼락치기로 두시간 정도 운전강습을 받은 후 실전에 임했다. 우아하게 출발을 한 것 까지는 좋았으나 방심하는 바람에 급제동, 머리를 핸들에 박고야 말았다. 그러나 이건 사고도 아니다. 아주 가뿐하게 끝낸 셈이다. 얼마전 TV `의가형제'를 찍을 때는 나 대신 FD가 엄청 고생을 했다. 길이 험해서 나에게만 운전을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한 제작진은 FD를 뒷좌석 밑에 누워있게 했다. 그리고 FD가 `클러치'하면 클러치를 밟고 `액셀'하면 액셀을 밟으면서 운전하는 장면을 간신히 마쳤다. 그래서 올해안에 반드시 운전면허를 따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아서 걱정이다. 학원 갈 시간은 커녕 시험 보러 갈 시간도 없으니. 아！ 계획 이갸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번 기회에 소박한（?） 나의 꿈 하나를 털어놓겠다. 난 방송활동을 하면서 번 돈으로 엄마 해외여행을 시켜드리는게 목표다. 내가 어렸을때는 뒤치다꺼리 하느라, 커서도 매니저 겸 엄마 노릇하시느라 마음 편히 쉬어본 적 없는 엄마에게 효도 한번 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