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삽에 잘보여라
기사입력 1997년 03월 02일 23시 22분
"시삽을 잡아라." 컴퓨터통신이 제3의 언론매체로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유관기업과 단체에서 PC통신 동호회의 운영자인 `시삽'모시기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대우자동차에서는 작년 11월 `라노스' 출시와 함께 자동차관련 시삽을 포함한 통신인들을 용인 스피드웨이로 초청, 시승회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 15일엔 `누비라' 출시에 앞서 군산공장을 방문케 하기도 했다. 대우는 또 24일엔 인터넷홈페이지 개설 100일 기념으로 홍대앞 카페인 `언더그라운드'에서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주류와 안주를 무제한 무료로 제공하는 800명규모의 시삽모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와 미대의 여학생들도 특별 초청되는 등 국내 최대의 시삽이벤트로 치러졌다. 나 등 여타 자동차 업체들도 컴퓨터통신팀을 구성, 홍보관리를 하고 있다. 영화사들 역시 개봉에 앞서 관련 시삽들에게는 특별 시사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컴퓨터업체들에서는 소프웨어나 하드웨어가 개발됐을 때 시삽들에게 우선적으로 제공,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여타 기업체나 단체들 역시 마찬가지로 `시삽'은 새로운 언론 주체로서의 예우와 각광을 받고 있다. 이렇듯 `시삽'이 대우를 받는 것은 각 동호회의 관리자로서 게시판에 뜨는 내용을 삭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특정 사안에 대한 이슈화를 선도할 수 있기 때문. 현재 이나 , 등 국내 컴퓨터 통신의 동호회는 1천여개로 `OSC동우회'의 경우 회원이 3만명을 헤아리는 등 국내의 PC동호인만도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 기업체의 관계자는 "컴퓨터통신은 기업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론매체이자 홍보수단"이라면서 "모든 통신인을 대상으로 이해를 구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삽을 통신인들과 연결하는 매개체로 중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