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서봉수 9단 ●김만수 2단 ♣
기사입력 1997년 03월 02일 23시 20분
제8보（163∼201）＝이제 국면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사느냐, 죽느냐, 아니 잡느냐, 잡히느냐가 옳은 표현인지 모른다. 잡으러 간 쪽은 분명 백이지만 이젠 누가 잡는 쪽인 지 알 수 없는 형국이다.
흑 63은 이 판의 최장고（15분）를 들인 수. 그만큼 어려운 대목이자 승부처임을 알 수 있다. 백 64 이하 수순을 보면 피차 수습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묘하다. 당장 흑백간 대마가 무슨 결딴이라도 날 듯한 반상의 분위기였는데 89까지 서로 살고 살았다. 그러면 과연 이렇게 타협의 길로 갈 수밖에 없었는 지 수순을 살펴보자.
서 9단은 국후 백 64로는 백 1．3으로 두지 못한 것을 지적했다. 그러나 12까지 백이 흑의 중앙을 깰 수 있는지 모르나 흑 A로 들어가는 맛 등을 남겨 득이 없다는 결론.
또 백 76으로 `가'에 두어 흑 79, 백 80으로 위쪽 백과 수상전의 얘기도 거론 되었지만 이것도 백이 역부족이라는 결론이었다. 끝으로 백 82. 이 수로는 그냥 처럼 백 1로 잇는 것이 좋았다. 흑 2로 살 때 백 3이면 흑 4 보강이 필요.
그 다음 실전과 같은 진행이 된다면 백은 아직 실전처럼 잡히지 않은 상태이므로 무조건 이득이라는 것. 그랬으면 정말 미세했다. 흑 4를 손뺐다간 백 1．3．5로 수가 나며 백을 잡아도 다 놓고 따먹어야하므로 흑이 안되는 모양.
어쨌든 백은 100까지 공격의 대가는 커녕 오히려 공격하다 잔뜩 손해만 자초한 꼴이 되어서는 승부가 결정났다. 이후의 수순은 총보로 미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