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녹화중 급해진 조은숙
기사입력 1997년 03월 02일 16시 57분
오는 9일 방송될 1TV 신 TV문학관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의 윤석호 PD는 오늘도 새벽부터 예쁜 영상을 찾아 나선다. 지금 시각은 오전 5시 30분. 대형버스를 비롯해서 차량 6대가 뒤 따르고 윤PD는 워키토키를 통해 뒷차량까지 마지막 점검. "곧 도착할 휴게소는 촬영장 가는 길목의 마지막 휴게소야！ 준비 할 것 있으면 모두 챙기고 여자들은 화장실을 반드시 다녀 올 것！ 이상！ 오버." 여자의 화장실 문제까지 챙겨 주는 윤PD의 말에 조은숙은 키득키득. `후후, 자상하긴. 걱정 마십시오. 그런 문제는 다 알아서 합니다'. 조은숙은 윤PD의 친절을 일축해 버린다. 주인공 `수호'（ 분）의 아역시절. 어린 `수호'를 맡아 기르는 `수호엄마'역의 조은숙. 이름은 `물 빛깔'이란 뜻의 맑디 맑은 `水色.' 수호의 아버지（임동진 분）가 세상을 떠돌다가 만난 여자다. 진부령을 지나 굽이 굽이 산길을 돌아 멈춘 산골. 달랑 폐가 한 채가 남아 있다. 윤PD의 설명이 끝나고 본격적인 촬영 시작. 그런데 이게 웬 생각지도 않았던 사태란 말인가? 조은숙. 슬그머니 배뇨의 욕구가 인다. 그렇다고 `저 실례 좀 하고 올테니까 잠깐 기다려 주세요'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이럴 때는 딴청 부리다가 슬그머니 빠져 나와 선택한 장소에서 볼일을 봐도 될 일. 그러나 주인공이다보니 영 쉽지가 않다. `참자！ 참아야 한다', `참을 忍'자를 가슴에 새기며 참고, 윤PD의 사인에 긴장이 되어 `멈칫'하기도 하고. `작은 것이니까 그나마 다행. 큰 것이었다면 난감하기 이를데 없는 일' 걱정이 되어 점심을 먹자는데도 입 맛만 다신 채 과감히 뿌리친 조은숙. 한바탕 육체와의 전쟁. 참고 참은 보람이 있어 촬영은 결국 끝을 맺고 시각은 새벽 2시. 근 20시간을 화장실 출입을 하지 못하고 초인간적으로 버틴 조은숙.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걸음아 날 살려라' 화장실로 뛰어 들어간다.
그 뒤를 따르는 하루 종일 같은 처지에 있던 매니저 김진영. "은숙아！ 큰 거야? 작은 거야?" "큰 거！" "너 점심도 안먹었는데 큰 게 말이나 돼！ 대충하고 나와！ 나 급해！" "언니！ 이건 어제 먹은 거라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