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서봉수9단●김만수2단
기사입력 1997년 03월 02일 16시 54분
제7보(138∼163)＝백 38로 씌웠을 때가 이 판의 하이라이트. 마치 독수리가 먹이를 낚아채 듯 지금까지 기회를 엿보던 백이 단숨에 승부를 반전시키려 하고 있다. 김 2단도 내심 섬뜩함을 느낀다.
자신감을 갖고 있었지만 막상 상대가, 그것도 서 9단이 자신있게 두어오니 떨리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러나 국후 백은 이렇게까지 공격하지 않아도 이미 승부는 백 쪽으로 기울어진 형세였다고 한다.
즉 전보 백 △를 허용해서는 흑이 재미없는 국면이라는 것. 따라서 백은 1, 흑 2 교환 후 3으로 지켜두고 흑 4．6으로 연결해갈 때 7로 중앙을 뛰어두었으면 충분했다는 것.
이것은 흑이 덤을 낼 수 없는 형세라고 이창호 9단도 동의한 계가다.
흑은 일단 39 맥점으로 타개의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이 때가 백으로선 사실 절체절명의 기회였다. 즉 42까지 선수한 다음 그냥 44에 뻗은 수가 뼈아픈 실기였다. 이 수를 두기에 앞서 백 1를 선수활용할 자리.
흑은 2에 이을 수밖에 없다. 그래놓고 백 3∼흑 14까지 실전의 수순을 밟고 백 15로 몬다. 축이 되어서 모는 것이 아니라 보다시피 백 29까지 대바꿔치기가 이뤄진다.
이것은 좌상 흑 일단(▲)이 백의 수중에 들어가는 만큼 중앙에서의 백의 출혈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랬던 것을 백은 스스로 형극의 길을 자초하고 있다. 흑 45 이후 백 `가'를 활용하려는 것은 흑이 `나'에 잇지 않고 `다'로 반발한다. 흑 55로 60은 백 55로 흑이 안됨. 흑 63까지 싸움은 점입가경으로 치닫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