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체력은 기력 '스트레스를 날리자'
기사입력 1997년 03월 02일 16시 48분
"놀면 뭘해, 열심히 운동해야지." 프로세계에서 체력은 자본이다. `시간＝돈'이라는 프로세계의 함수를 풀려면 밑천이 든든해야 자산을 늘릴 수 있다. 유창혁 9단이 틈나는 대로 축구공차기에 열중하고, 이창호 9단이 볼링이나 탁구에 재미를 붙인 것도 다 이 때문. 한국기원 정동식 사무국장은 "바둑이야말로 체력은 곧 국력"이라며, "동호회 복지비 지원을 한국바둑을 위한 투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참에 볼링 축구 농구에 이어 구기종목이 하나 더 생겼다. 프로기사테니스회. 바둑계 `테니스 황제'로 불리는 윤기현 9단 등 10명의 프로기사가 지난달 2일 첫 모임을 가졌다. 장소는 창동에 있는 성균관대 테니스코트장. 진작부터 테니스에 취미를 붙여온 백성호 9단, 허장회 8단을 비롯해 양재호 9단, 이형노 3단, 김영삼 2단, 목진석 2단, 김기헌 2단, 한종진 초단이 가세했다. 국내 첫 바둑교수인 정수현 8단도 한때 놓았던 테니스채를 다시 잡았다. 창립회원에는 빠졌지만 학창시절 테니스선수였던 여류프로 윤영민 초단, 한때 테니스 가르쳐 줄 사람을 찾던 이창호 9단 등 바둑스타들도 일부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에는 윤9단이 내정됐다. 총무는 `바둑 대통령' 김영삼 2단이 맡았다. 윤기현 9단（55）은 전국 직장인테니스대회 준우승에 올랐던 아마계의 강호. 지난 25년간 거의 날마다 새벽 테니스를 즐겼다. "묵은 스트레스를 팡팡 쳐내고 새날을 시작하는 기분, 거 안해본 사람은 모르죠." 국수 출신의 윤9단이 이순의 나이를 바라보는 요즘에도 꾸준히 본선 상위권을 달리는 비결이기도 하다. 윤9단은 "모임에는 선수출신의 윤영민 초단과 만능 스포츠맨인 김영삼 2단 등 잘 치는 사람이 많다"며, "초보 기사들에게 체력단련은 물론 뛰는 재미를 함께 느끼게 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