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동물원] 내 짝좀 찾아주세요
기사입력 1997년 02월 27일 14시 16분
전북 전주동물원이 사육하고 있는 세계적인 희귀동물 페르시아 표범 암컷이 7살이 되도록 짝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네네（NENE）'란 이름의 이 표범은 동물원측이 국제적인 공개 구혼에 나서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마땅한 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네네는 지난 91년 남매지간인 수컷 `토토（TOTO）'와 함께 전북 익산이 고향인 재일교포 김종두씨의 미망인 이와쿠라 기요코씨가 고인의 뜻을 기려 전주동물원에 기증한 것이다. 토토는 그러나 지난 93년 급성 출혈성 폐렴에 걸려 세상을 떠났고 네네만 홀로 남아 5년째 `독수공방'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페르시아 표범은 수명이 12년이며 가임연령이 10살 이하인데 올해로 7살인 네네는 봄_가을 두 차례의 발정기가 되면 춘정（春情）을 이기지 못해 거친 행동을 보여 사육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국제 페르시아 표범 혈통서'에 332번으로 올라 있는 네네에 대해서는 페르시아 표범의 혈통보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미국 콜럼비아주 리버뱅크 동물원측이 건강상태 등 안부를 묻는 서신을 매년 보내 오고 있다. 네네의 짝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전주동물원은 올초 리버뱅크 동물원에 이같은 사정을 호소하고 수컷을 구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답신이 없는 상태. 동물원측은 또 인터넷을 통해 세계 각국의 동물원을 검색해 봤지만 네네의 짝이 될만한 수컷을 찾지 못했다. 페르시아의 삼림지대와 초원을 서식지로 하는 페르시아 표범은 몸길이가 수컷 140∼160㎝, 암컷은 120㎝, 체중은 30∼50㎏에 이르며 표독스런 생김새와 날렵한 동작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몸에 새겨진 검은 매화무늬가 특징이다. 최춘금 전주동물원장은 "귀한 동물을 기증한 재일동포 김씨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혈통을 보존해야 한다"며 "짝을 구하지 못할 경우 다른 종류의 표범과 교배시킬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