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경기시간을 또 바꾼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27일 13시 52분
（）이 3월부터 프로농구 경기 시간을 오후 6시10분에서 7시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당시 은 오후 6시30분에 경기를 시작했으나 일주일여만에 20여분을 앞당겼는데 이는 TV 중계를 감안한 조치였다.
특히 회장사인 SBS의 경우, 다른 방송사와 달리 오후 8시에 메인 뉴스를 방송하는 만큼 약 2시간 정도 걸리는 프로농구 중계를 뉴스 시간 이전에 마치겠다는 생각에서 경기 시간을 조정했던 것.
경기 시간 조정의 배후엔 젊은 층의 관심이 집중되는 프로농구 시청률을 SBS 8시 뉴스까지 끌고 가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사실을 아는 농구 팬은 그리 많지 않다.
TV 시청률 실사 단체의 최근 조사가 입증하듯 SBS 8시 뉴스는 2월들어 시청률의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 중인데 방송 전문가들은 프로농구 시청자를 상당 부분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또 지방 경기의 경우 각 지역 민방이 대부분 생중계하면서 SBS의 상승세를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메인 뉴스의 경우 각 방송사가 사운을 걸고 경쟁을 벌이는 것이 현실인데 2∼3년전부터 가 의 아성을 무너뜨린데도 `런칭 프로그램（뉴스 방송전에 편성하는 일일연속극 등）'이 한몫 거들었다는 게 방송가의 정설이다.
은 현재의 경기 시간이 퇴근 시간과 겹쳐 관중 동원에 애로가 많다는 표면적인 이유를 들어 보름여만에 다시 오후 7시로 늦추는 방안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
팬들이 찾을 수 없는 프로 스포츠는 존재 가치를 잃는 만큼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이같은 경기 시간 조정에도 시청률이라는 추악한 그림자가 숨어 있다.
SBS가 봄철 프로그램 개편으로 내달 3일부터 메인 뉴스 시간을 오후 9시로 늦추면서 공중파 방송 3사의 전면전이 불가피하게 됐고 경기 시간 조정은 열세를 면치 못할 뉴스 경쟁에서 프로농구 시청률이라도 붙들자는 SBS의 속셈과
의 관중 감소론이 맞아 떨어지면서 나온 결론이다.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선정적인 저질 프로그램을 양산했던 SBS의 악덕 상혼이 이젠 프로농구마저 물들이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