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구원왕-V9 예감좋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27일 13시 46분
`팡팡.' 알로하구장 한켠에 마련된 투구 훈련장에서 포수의 경쾌한 포구음이 들려온다. 포수뒤에 서 있는 감독 입에서는 엷은 미소가 흐른다. "그래 좋아. 올해도 너밖에 없어." 김감독의 확실한 언질에 마운드 위의 （35）의 어깨도 움찔거린다. 해태 마운드의 버팀목 가 25일 첫 본격피칭을 시작하면서 올시즌 세이브왕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커브, 슬라이더, 직구를 10개씩 모두 30개의 공을 던지는 것으로 첫날 피칭을 마쳤지만 "오랜만에 마운드에 서는 것인데도 감촉이 매우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당초 는 3월1일쯤이나 본격피칭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5일이나 앞당겼다. 워낙 몸상태가 좋기 때문이다. 팀내 최고참 투수답지 않게 러닝훈련때는 단 한차례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고 야간훈련도 항상 솔선수범이다. 특히 선수생명의 실질적 척도인 유연성에 있어서는 다른 선수들을 압도한다. 김준재 트레이너에 따르면 "유연성만을 놓고 볼땐 20대 초반이나 마찬가지다. 마치 부드러운 여자 몸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해태의 `V9'를 뒤에서 받쳐줄 책임을 맡은 의 목표는 30세이브. 구원전문으로 돌아선 첫해인 작년 18세이브를 올렸기 때문에 올해는 조금더 상향조정했다. 이를 위해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새로 연마하는 기술이 짧게 끊어지는 슬라이더. 지금까지 는 커다란 궤적을 그리는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의 장기 아닙니까." 변함없이 그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